전주 케이씨씨(KCC) 허재 감독의 한숨이 깊다.
케이씨씨는 2002~2003 시즌 9연패 이후 최다인 6연패에 빠졌다. 6연패 상대가 지난 시즌부터 4연승을 거둔 ‘천적’ 서울 에스케이(SK)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케이씨씨는 현재 4승11패로 10개팀 중 최하위다. 허 감독은 “최근 며칠 동안 밤에 잠이 안 온다”며 “담배도 하루 두갑 반으로 늘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러다간 지난 시즌 최하위 인천 전자랜드처럼 ‘동네북’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허 감독은 “지난 시즌에 남들이 다 이기는 전자랜드에 지면 충격이 더 컸기 때문에 다들 기를 쓰고 덤벼들었다”며 “빨리 연패에서 벗어나야 우리가 이런 신세를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씨씨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포’ 조성원이 은퇴한 데다, ‘한국형 용병’ 찰스 민렌드마저 창원 엘지(LG)로 이적해 전력약화가 예상됐다. 시즌 초반에는 노장 이상민과 추승균의 투혼으로 5할 승률을 유지했다. 그런데 ‘악재’가 터졌다. 팀의 두 기둥 이상민과 추승균이 바통 터치하듯 다리 부상을 당한 것. 이상민이 빠진 뒤 3연패를 당했고, 이상민이 복귀하자 이번에는 추승균이 오른쪽 다리 인대를 다쳐 팀 6연패의 빌미가 됐다. 둘이 같이 뛴 경기가 15경기 중 7경기에 불과했고, 둘 중 한명이라도 빠진 8경기에서 전패했다. 허 감독은 “(팀의 리더가 빠진 뒤) 막판 역전패한 경기가 5번은 되는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현역시절 ‘농구대통령’이라는 극찬까지 들었던 허 감독이 지도자 생활의 첫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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