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원, 팀 해결사 역할 톡톡
“튄공잡기는 기술이 아니라 의지다.”
우지원(33·울산 모비스·사진)이 ‘황태자’에서 ‘마당쇠’로 변신한 뒤 가진 생각이다. 그는 29일 부산 케이티에프(KTF)와의 경기가 끝난 뒤 스스로를 “식스맨”이라고 불렀다. 또 이번 시즌 목표도 ‘식스맨상’이라고 했다. 연세대 시절 오빠부대를 몰고다니며 화려한 조명을 받던 스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우지원은 그동안 ‘반쪽선수’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느린 발 때문에 수비에 약점을 지녔고, 튄공잡기도 눈에 띄지 않았다. 외곽슛 하나만으로 버티기엔 프로세계는 냉혹했다. 지난 시즌 팀이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까지 진출했지만 우지원은 코트보다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우지원이 이번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6경기에서 평균 32분간 코트를 누비며 14.5득점을 올렸다. 득점도 적지 않지만 튄공잡기(5.5개)와 도움주기(3.3개), 가로채기(1.3개)가 많은 게 눈길을 끈다. 그만큼 팀 공헌도도 부쩍 높아졌다.
이날 케이티에프와의 경기에서도 우지원은 3점슛 3개가 모두 빗나갈 만큼 슛감각은 별로였다. 하지만 골밑돌파와 자유투 등으로 17득점을 올렸고, 튄공도 국내선수 중 가장 많은 6개를 걷어냈다.
부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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