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은희가 7일 이정우와 짝을 이룬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에 진 뒤 씁쓸해하고 있다(사진 왼쪽). 6일 여자하키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중국 문전을 향해 공격하고 있다. 중국에 0-1로 졌다(오른쪽). 도하/연합뉴스
동남아·중국 급성장…메달밭 잇단 고전
전통적으로 강했던 한국의 구기가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 팀들의 기량이 좋아졌고, 일본의 풀뿌리 클럽스포츠의 저력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공세까지 겹쳤다. 바야흐로 전환기다.
여자배구 40년만의 노메달 충격=여자배구대표팀은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8강전에서 타이에 1-3(25:23/17:25/21:25/27:29)으로 져 탈락했다. 1966년 방콕 대회 첫 출전 이후 40년 만에 메달권에 들어가지 못했다. 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종목이어서 아쉬움은 크다. 프로 소속팀에서 주포로 활약한 선수들의 누적된 피로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수들은 “1년 동안 각종 대회에 나가느라고 지쳤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김명수 감독은 “설명이 되지 않는 경기”라며 고개를 저었다.
남자농구도 1958년 도쿄 대회 이후 48년 만에 메달권 밖으로 밀릴까 걱정이다. 한국은 10일 방성윤(42점·3점슛 12개)을 앞세워 카타르를 연장 끝에 87-81로 눌렀으나 조 4위로 밀려, 12일 8강전에서 최강 중국과 맞붙는다. 여자농구도 11일 최강 중국과 4강전을 벌여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자하키는 10일 예선 풀리그 5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물리쳐 3승1무1패가 됐으나, 결승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날 일본이 인도를 2-0, 중국 역시 대만을 7-0으로 이겨 각각 4승1무, 4승1패가 됐기 때문이다. 탁구는 1986년 서울대회부터 5회 연속 이어왔던 금메달 행진이 멈췄다.
동남아세의 급성장 ‘눈에 띄네’=동남아 국가들의 경기력이 급성장했다. 특히 대만은 금메달 6개 중 5개를 구기종목에서 휩쓸었다. 대만은 여자농구에서 노련한 센터 청후이윤을 보강해 세계선수권대회 한국전 패배를 설욕했다. 여자배구 역시 평균신장이 174㎝에 불과하지만 4강에 올랐다.
타이 여자배구 선수들 대부분이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했고, 악착같은 수비로 한국을 울렸다. 한국팀 관계자는 “마치 1990년대 초 한국팀을 보는 것 같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클럽스포츠가 활성화된 일본이 여자하키에서 한국과 중국을 누른 것도 눈에 띈다.
김동훈 기자, 도하/박현철 기자 cano@hani.co.kr
한국팀 구기종목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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