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에선 이런 일도
15일 간의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상식을 깨는 이런 일들도 있었다.
“전 그곳 몰라요”=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얘기했더니, 기사가 “거기가 어디죠?”라고 묻는다. “당신은 아느냐”고 도움까지 청한다. ‘네비게이터’가 있지만, 사용법을 모른다. 카타르는 대회를 앞두고 택시 숫자를 부랴부랴 늘리면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외국인들에게 급히 핸들을 맡겼다. 어쩌다 이 ‘초짜 기사’의 택시를 탔더니, 기사의 항변. “난 이틀 전에 여기 왔어요”.
“졸려서 못해 먹겠네”=새벽 3시가 다 돼서야 경기가 끝난 종목도 있었다. 바로 3일 열린 볼링 남녀개인전. 대회조직위원회가 보통 이틀간 열리던 개인전을 하루에 치르면서 경기 수가 몰린 탓이다. 191명의 출전선수가 개인당 6경기씩 치른데다, 운영도 미숙한 탓에 경기시간이 쭉쭉 늘어지면서 선수들은 새벽까지 졸린 눈을 비벼야 했다.
사랑은 전쟁과 같은 것?=중국 당구남녀대표팀의 19살 동갑 연인 톈펑페이와 저우멍멍. 여자 저우멍멍이 선수촌에서 홍콩 당구선수와 어울리자, 질투심을 느낀 남자가 1차 경고를 줬다. 그래도 개선의 여지가 없자, 저녁에 불러내 손찌검을 감행. 여자도 분을 참지 못하고, 남자의 방으로 가 집기를 부숴버렸다. 다음날 8강에서 한국 김가영에게 진 저우멍멍. 기자회견에서 “어제 남자친구에게 맞아서 졌다”고 까발리는 대담함으로 당구협회를 곤혹하게 만들었다.
“자, 카타르 대표는 듣고 따라하세요”=승마 마장마술 경기. 말이 기수를 태우고 규정된 코스를 따라 얼마나 우아하고 힘있게 걷는지 등 연기력을 보는 경기다. 그런데 카타르 선수들은 코치가 마이크를 들고 불러주는 연기 순서에 따라 경기를 펼쳤다. 카타르 ‘텃세’에 기가 찬 한국 승마인의 얘기. “태권도 품새에서 선수가 동작순서를 듣고 하는 꼴이다.” 답을 가르쳐줬는데도, 카타르는 단체전 7개국 중 6위에 그쳤다.
“한국 선수는 동료와 얘기해도 퇴장!”=12일 열린 한국과 카타르의 남자핸드볼 4강전. 후반전에 교체돼 나온 백원철이 벤치에서 선수들과 얘기를 하는데, 이날 편파판정의 장본인인 심판이 달려와 퇴장카드를 내밀었다. 심판에게 불만섞인 욕을 했다는 게 이유. 한국 선수는 선수들과 말을 해도 퇴장감? 전라도 출신의 박도헌 감독의 말. “정말 미치겠고만요, 잉….”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도하에선 이런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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