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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못생긴 남자서 ‘아까짱’ 된 빅초이

등록 2006-12-18 18:26

 최희섭(27·오른쪽)와 야스다
최희섭(27·오른쪽)와 야스다
일 리포터 출신 야스다와 약혼…결혼은 내년에
여자는 일본인 리포터였고, 남자는 한국인 운동선수였다. 여자는 처음 남자가 너무 못생겨서 만나기 싫다고 했다. 남자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그러나 인연의 끈은 질겨서 그들은 만났고, 결국 서로 “아까짱”(아가야)라고 부르는 사이가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소속의 최희섭(27·오른쪽)의 얘기다.

최희섭은 18일 오후 7시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일본 후유그룹 회장 딸이기도 한 야스다 아야(29·왼쪽)와 서로의 미래를 약속하는 약혼식을 올렸다. 약혼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결혼은 내년에 할 예정이다.

최희섭과 그의 피앙세, 야스다가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최희섭이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엘에이(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직후였다. 당시 다저스 아시아 담당자인 에이시 고로키가 지역방송 리포터였던 야스다에게 전화를 걸어 최희섭을 인터뷰할 의향이 없냐고 물었다. 하지만, 야스다는 신문과 인터넷으로 본 최희섭이 “눈이 절반은 감겨 멍~한 표정의 못생긴 한국 남자”였기 때문에 거절했다. 하지만 고로키는 끈질기게 설득했고, 야스다는 결국 최희섭을 만났다. 그리고 최희섭이 사진과는 달리 “아주 잘생기고 주위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이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은 최희섭이 올초 다저스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되면서부터다. 최희섭이 무릎부상을 당하자 야스다는 전화로 최희섭을 위로했고, 이 위로의 한마디가 최희섭을 움직였다. 최희섭도 “함께 있을 때는 몰랐는데 떨어지고 보니 그의 빈자리를 느끼던” 차였다. 결국 최희섭은 올스타전이 열리기 나흘 전인 7월8일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프러포즈를 했다.

양쪽 집안의 반대는 없었다. 야스다의 어머니는 한국말로 최희섭에게 말을 걸 정도로 애초부터 한국을 좋아했기 때문에 최희섭을 “또 한명의 아들처럼” 기꺼이 받아들였다.

최희섭은 “이전에는 생각이 많았는데 아야를 만난 뒤 편안하게 야구만 하게 된 것 같다. 내년에는 아야를 위해서라도 바뀐 팀에서 오로지 야구만 생각하면서 뛰겠다”고 말했다. 야스다는 현재 리포터 일을 그만두고 화장품 마스카라 사업을 준비 중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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