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순위 및 승패
4경기당 1경기꼴 초접전
KTF 미소, LG는 진땀
KTF 미소, LG는 진땀
농구에서 1~2점차로 진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경기당 평균 150~160점을 내는 농구에서 1~2점 차이는 축구나 야구 등 다른 종목에 견줘 훨씬 미세하다. 그야말로 종이 한장 차이인 셈.
반환점(1월1일)을 눈앞에 둔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도 ‘백짓장 승부’가 희비를 가르고 있다. 26일 현재 121경기 중 33경기에서 연장전 또는 3점차 이내의 초접전이 펼쳐졌다. 전체의 27.3%로 4경기 중 1경기가 넘는다.
‘초접전 승부’에 가장 강한 팀은 7경기에서 5승2패를 기록한 부산 케이티에프(KTF). 특히 연장전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15승10패로 단독 2위를 유지하는 버팀목이 된 것.
반면, 창원 엘지(LG)는 연장 2경기를 포함해 초접전 3경기를 모두 잃었다. ‘신산’ 신선우 감독의 ‘잠 못이루는 밤’이 많았던 것이다. 만약 이 3경기를 모두 잡았다면 16승8패로 울산 모비스와 선두다툼을 벌였을 터. 결국 이것이 엘지에는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다가 공동 3위(13승11패)로 떨어진 원인이 됐다.
뒷심에서 큰 차이를 보인 케이티에프와 엘지는 딱 한번 연장전에서 만났다. 결과는 케이티에프의 승리. 그런데 이번 시즌 나온 9차례의 연장전 가운데 유일하게 2차 연장까지 치르는 진땀승부였다.
‘초접전 승부’를 가장 많이 펼친 팀은 인천 전자랜드. 이번 시즌 24경기 중 절반인 12경기에 이른다. ‘승부사’ 최희암 감독의 애간장이 타들어갈 법하다. 그래도 12경기 중 7승(5패)을 수확해 웃는 날이 더 많았다. 서울 에스케이(SK)도 24경기 중 37.5%인 9경기에서 초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3승6패에 그쳐 전자랜드와 대조를 이뤘다.
재미있는 것은 전자랜드와 에스케이가 이번 시즌 3번 만나 3번 모두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는 점이다. 한번은 연장전까지 치렀다. 결과는 전자랜드의 3전 전승. 그것도 모두 3점차 승리였다. 전자랜드는 현재 공동 3위(13승11패), 에스케이는 공동 8위(10승14패)다. 만약 에스케이가 이 3경기를 모두 이겼다면, 두팀의 순위는 정확히 뒤바뀔 뻔했다. ‘백짓장’ 차이에 순위가 널을 뛰는 프로농구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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