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왼쪽), 강양택 감독(오른쪽)
KT&G 김상식·SK 강양택 감독대행
격려하며 수비 보완해 꼴찌팀 일으켜
격려하며 수비 보완해 꼴찌팀 일으켜
“(강)양택이 형도 저처럼 준비하고 신경쓸 게 많을 것 같아 연락을 잘 못해요. 시즌 끝나면 소주 한잔 해야죠.”
“저도 처음엔 참 당황스러웠죠. 아마 (김)상식이도 힘들 거예요.”
프로농구 무대서 감독들이 중도에 물러나 덜컥 지휘권을 떠안은 38살의 두 코치. 바닥에 떨어진 팀을 조금씩 끌어올리며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는 것까지 닮았다.
현역시절 ‘3점슈터’였던 김상식(왼쪽 사진) 안양 케이티앤지(KT&G) 감독대행. 지난 4일 전주 케이씨씨(KCC)전이 끝난 뒤 김동광 감독이 경질당해 과도기의 팀을 물려받았다. “전혀 몰랐어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놀랐죠. 막막하기도 했고.” 10개팀 중 9위(6승10패)의 성적표로 출발했다. 9경기를 직접 지휘해 5승4패. 4패도 접전의 승부였다. 순위도 7위로 올랐고,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6위와는 1경기차로 좁혔다.
“수비를 강조했어요. 그러기 위해 선수들에게 칭찬을 많이 했죠. 기술은 갑자기 늘어나지 않지만, 수비 잠재능력은 용기를 주면 깨어나는 거니까요.” ‘독불장군’ 단테 존스의 수비가담이 늘어난 것도 칭찬의 힘이다.
김상식보다 한 학번이 빠른 강양택(오른쪽) 서울 에스케이(SK) 감독대행. 지휘권을 박탈당한 김태환 감독의 뒤를 이어 11월18일 울산 모비스전부터 팀을 이끌었다. “문경은과는 4년 차이밖에 안나요. 사석에서는 날 형이라고 부르죠. 나이차가 없으니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했죠. 그러면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해 모두 반성을 했어요.”
선수 화합에 문제가 있었고, 그러다보니 끈적끈적한 수비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 역시 악착같은 수비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갔다. 가드 임재현은 삭발로 강 감독대행의 의지에 화답했다. 3승6패 꼴찌의 성적을 물려받은 그는 이후 16경기에서 7승9패로 선전하며 순위를 한 계단 높였다. 최근 3연패가 마음에 걸리지만, 공동 7위팀과는 승차가 불과 1경기다. “부상 중인 (방)성윤이의 몸상태가 80% 정도 올라왔어요. 연승을 하면 언제든지 순위가 올라갈 수 있으니 또 열심히 해야죠.”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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