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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투병중에도 “우리 막내…” 사랑 애틋

등록 2007-01-07 18:45수정 2007-01-07 23:56

이승엽 선수의 삼성라이온즈 시절 부친 이춘광(왼쪽), 모친 김미자씨와의 단란했던 한때.
사진 OSEN 제공
이승엽 선수의 삼성라이온즈 시절 부친 이춘광(왼쪽), 모친 김미자씨와의 단란했던 한때. 사진 OSEN 제공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 모친 김미자씨

소한 추위가 기승을 부린 6일 하늘나라로 떠난 국민타자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의 어머니 김미자(58)씨. 김씨는 2002년 1월 이승엽이 신혼 여행을 떠났을 때 뇌종양 판정을 받은 이후 세차례 수술, 5년 투병 끝에 이날 새벽 숨을 거뒀다.

김미자(58)씨.
김미자(58)씨.
김씨는 2남1녀 가운데 막내인 이승엽 선수를 유별나게 아꼈다고 한다. “엄마가 우리 막내, 막둥이 하면서 승엽이를 얼마나 아꼈는지 몰라요. 같은 형제지만 샘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누나 현주(37)씨는 “엄마가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일본에서 활동하는 막내 생각에 늘 애틋해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강진이 고향인 남편 춘광(64)씨를 만났다. “전라도 사람이 대구에 살면서 차별대우도 많이 받았고,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그때마다 건축업을 하는 남편은 “열심히 살면 되지, 남들 신경쓸 게 뭐 있냐”며 묵묵히 일만 했다. 김씨는 승엽을 비롯한 자식들 먹성이 좋아 자신은 좋아하는 요구르트 하나 제대로 사먹지 못하고 뒷바라지 해왔다. 김씨는 치맛바람으로 유난 떠는 일부 어머니들과 달리 그림자처럼 조용히 아들 뒷바라지에 정성을 쏟았다.

힘겨운 살림속 조용한 뒷바라지
삼성 입단 첫 안타치자
비로소 기쁨의 눈물 쏟아

투병 초기 아들이 대구집에 다녀갈 때면 “몸 다치지 말고…” 하면서 아픈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행여 자식이 걱정할까 노심초사하다 승엽이 결혼하는 걸 보고서야 병원에 입원할 정도였다. 당시 병원에서는 1년을 못 넘긴다고 했지만 김씨는 5년을 버텨냈다. 투병생활 중에도 늘 승엽의 모습을 찾았다. 텔레비전으로 아들이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승엽의 효성도 남달랐다. 일본에 있을 때도 늘 전화로 어머니 안부를 물었고, 어머니 몸에 좋다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구해 왔다. 2005년에는 모자와 유니폼에 어머니 이름에서 ‘미’자를 따고, 아버지 이름에서 따온 ‘광’자를 합쳐 ‘미광’이란 글자를 새겨넣기도 했다. 김씨는 병상에서 이 소식을 전해듣고 말없이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승엽 선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어머니가 훌훌 털고 병상에서 일어나시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홈런 칠 때마다 “어머니에게 바칩니다”란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승연 선수(오른쪽)가 7일 대구 파티마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이승연 선수(오른쪽)가 7일 대구 파티마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눈꽃이 한반도를 소복이 뒤덮은 이날은 이승엽 선수와 아내 이송정씨의 결혼 5주년 기념일. 대구 파티마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 한대화 코치 등 야구인과 방송인 김제동씨 등이 줄을 이었다. 발인 8일 오전 9시, 장지 경북 성주군 선남면 남양공원. (053)956-4445.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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