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주
국민은행과 데뷔전서 ‘위력’
2m2 ‘스카이’의 데뷔전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위력적이었다.
여자프로농구 최장신 센터 하은주(24·안산 신한은행)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과 원정경기에서 마침내 국내 무대 첫선을 보였다. 1998년 선일여중 3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간 뒤 무려 9년만의 복귀전이다. ‘스카이’는 하은주가 일본에서 뛸 때 유니폼에 붙였던 별명.
2쿼터 시작과 함께 코트에 나타난 하은주는 외국인 센터 타지 맥윌리엄스(37·188㎝)를 포워드로 밀어내고 센터를 맡았다. 처음엔 몸이 덜 풀린 듯 다소 둔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3쿼터에서는 두차례나 속공을 성공시키며 잰 몸놀림을 보였다. 특히 3쿼터 수비 때 2-3 지역방어의 한 가운데 선 하은주는 큰 성벽같았다. 국민은행 선수들은 골밑으로 공을 전혀 투입하지 못한 채 외곽으로만 맴맴 돌았다. 하은주는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12분18초만 뛰었지만 6득점 4튄공잡기로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은주는 미국프로농구에서 뛰던 하승진의 누나이며 김영희(44·205㎝)씨 이후 역대 여자선수로는 가장 키가 크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첫 경기라 흥분돼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며 “이제 분위기도 알았으니 다음 경기부터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주 감독은 “무릎이 좋지 않아 20분만 제 몫을 해줘도 성공”이라며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신한은행은 33점을 몰아넣은 정선민의 활약으로 국민은행을 84-71로 꺾고 첫승을 올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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