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25·울산 모비스)
도하 다녀온 뒤 특급활약…팀 7승 1패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25·울산 모비스·사진)은 요즘 “도하에서 약물 복용했냐”는 농담을 가끔 듣는다.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 다녀온 뒤 삼손같은 괴력을 뿜어대고 있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7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29점을 몰아넣었다. 도움주기와 튄공잡기도 각각 7개와 6개나 됐다. 지난달 31일 서울 에스케이(SK) 전에서는 시즌 최다인 32점을 넣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양동근의 ‘용병급’ 활약으로 모비스는 단독 선두를 고공질주하더니, 7일엔 시즌 첫 20승 고지도 밟았다.
양동근의 활약은 기록이 말해준다. 최근 5경기에서 평균 22.2점을 기록했다. 시즌 득점 5위 네이트 존슨(서울 삼성)이 평균 21.4득점을 했으니 5경기만 놓고 보면 외국인 선수 톱5와 비슷한 활약이다. 또 튄공잡기도 5.4개(시즌 3.7개)로 5경기만 따지면 국내 선수 1위 주희정(평균 5.0개)의 시즌 성적을 앞선다. 그만큼 최근 페이스가 좋다. 도움주기만 5.8개로 시즌 평균(6.3개)보다 약간 떨어졌다.
사실 양동근은 도하에 다녀온 뒤 부담이 컸다. 팀이 6연승으로 잘 나가고 있었기 때문. 그는 “혹시라도 내가 온 다음 상승세가 끊길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양동근의 가세는 모비스에게 ‘시너지’가 됐다. 그가 복귀한 뒤 모비스의 성적은 7승1패다.
양동근은 지난달 17일 도하에서 도착하던 날 경기에 출전했다. 유재학 감독이 선수를 혹사시킨다는 비난도 따랐지만 양동근은 “그 경기가 국내 코트에 빨리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또 “도하에서 오자마자 주중 저녁 경기가 이어져 낮에 잠을 많이 잤다”며 “이것이 시차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낮잠을 보약 삼은 양동근이 어디까지 높이 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