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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번 경기장 누빈 ‘코트의 포청천’

등록 2007-01-09 21:56

황순팔 심판
황순팔 심판
황순팔 심판 프로농구 최초 대기록 세워

“저보다 더 훌륭한 심판들도 많은데 운이 좋았죠.”

황순팔(37) 심판은 지난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에스케이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가 남다르다. 그는 이 경기에서 한국 프로농구 최초로 5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웠다. 1997년 프로농구 원년부터 ‘코트의 판관’으로 나서 꼬박 10시즌 만에 세운 금자탑이다. 원년부터 시작해 아직까지 코트에 나서는 심판은 고작 4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 중에서 황 심판이 최초의 영예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그는 “심판이라는 직업에 자부심과 매력을 느끼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황 심판은 여느 농구인처럼 선수로 코트에 발을 디뎠다. 서울 행당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공을 만진 그는 농구명문 광신중-광신상고-경희대를 거쳤다. 대학 2학년 때 운동을 그만 둔 뒤 주무와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심판 자격증을 따 두는 게 어떻겠냐”는 최부영 감독의 권유로 심판의 길로 들어섰다. 모교 광신상고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짬짬이 아마추어 심판을 보던 그는 1997년 케이비엘(KBL) 창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프로농구 심판이 됐다.

첫 경기는 1997년 2월, 프로농구 원년 개막전 다음날 부산에서 열린 현대 다이넷과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경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달리던 두 팀의 경기로, 체육관은 초만원을 이뤘다. 그는 “이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은 신인 심판이 첫 경기에 나서면 선배 심판이 우황청심환을 사주는 전통이 있는데, 그때는 심판 세명이 모두 청심환을 먹고 코트에 들어갔다”고 웃었다.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창원 엘지(LG) 이지승 코치가 선수 시절 옆선에서 던지기를 하라고 공을 주고 돌아서는데, 느닷없이 드리블을 하면서 코트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황 심판은 “너무 황당해서 순간적으로 내가 잘못 본 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며 “휘슬을 불고 바이얼레이션을 선언했는데, 그 선수도 경기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그런 실수가 나온 것같다”고 껄껄웃었다.

황 심판은 지금 나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20년 이상 코트에 더 설 수 있다. 그 역시 미국프로농구(NBA)에서 3000경기를 돌파한 조 크로포드를 떠올리며 코트를 누빈다. 그는 “500경기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는 더욱 수준높은 판정을 내리기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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