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고난의 허재…KCC 꼴찌서 허덕
동부서 정훈 등 영입…반격 예고
동부서 정훈 등 영입…반격 예고
“포기요? 그랬다면 트레이드 안했죠.”
유창하던 말솜씨는 줄어들고 대신 머리엔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시즌 초반 주전들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 교체로 부진에 허덕일 때도 ‘조만간 나아지겠지’라는 기대가 있었다. 지난해 마지막과 새해 첫 경기 승리로 2연승을 달리자 ‘이제 발동이 걸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다시 2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전주 케이씨씨(KCC) 허재(42) 감독 얘기다. ‘농구천재’, ‘농구대통령’으로 불리며 언제나 정상 언저리를 호령하던 허 감독의 두번째 시즌이 고난의 연속이다. 10일 현재 4할이 못되는 승률(0.367·11승19패)로 서울 에스케이(SK)와 반 경기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탈꼴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자존심이 팍팍 상할만 하다.
9일엔 가드 표명일(32·1m82)을 포함한 3명을 원주 동부에 내주고, 포워드 정훈(28·1m96)과 김영만(35·1m93) 등을 영입하는 3대3 맞교환을 감행했다. 시즌 초반 이상민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웠던 표명일은 이번 시즌 29경기에 나와 경기당 9.34득점, 3.69도움을 기록한 ‘주전급’ 식스맨이었다. 허 감독은 “포워드가 너무 빈약해서 (표)명일이를 내주고, 정훈을 데려올 수 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련한 선수들이 적어 결정적인 순간 고비를 넘지 못했다”는 허 감독은 중앙대-기아자동차 7년 후배인 김영만에 대해선 “경험이 많아 활용가치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처음 겪어보는 ‘최하위의 시련’에 허재 감독은 “할말이 없어 말수가 줄었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지 않느냐?”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선두 울산 모비스와의 승차는 9.5경기. 플레이오프 진출 커트라인인 6위와의 승차는 3경기다. 어느덧 시즌 반환점을 돌았지만 종착역까진 아직 24경기(전체 54경기)가 남아있다.
허재 감독은 “빠른 농구, 공격 위주의 팀으로 재정비하겠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케이씨씨는 12일 서울 에스케이를 상대로 달라진 팀 컬러를 처음 시험한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김영만(왼쪽) 정훈(가운데) 배길태(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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