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프로팀 감독에 데뷔했고, 첫승을 올렸고, 100승까지 올렸네요.”
11일 안방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프로농구 통산 8번째로 100승 고지에 오른 케이티에프(KTF) 추일승 감독은 소박하게 웃었다. 그리고 100승의 공을 선수단과 팬들에게 돌렸다.
스승에 대한 ‘보은’이었을까? 케이티에프 선수들은 이날 인천 전자랜드를 맞아 88-76, 12점 차의 비교적 편안한 승리로 스승의 대기록을 축하해줬다. 또 이번 시즌 팀 최다인 5연승으로 울산 모비스에 이어 두번째로 20승(11패) 고지에도 올랐다. 선두 모비스와의 승차는 다시 1.5경기로 좁혔다. 반면, 전자랜드는 주포 조우현과 김성철의 부상으로 원정경기 5연패에 빠지며 7위로 내려앉았다.
케이티에프는 이번 시즌 전자랜드를 상대할 때마다 조마조마한 경기를 펼쳤다. 1차전만 1점 차로 간신히 이겼을 뿐, 2·3차전은 내리 패해 상대 전적도 1승2패로 뒤졌다. 그러나 스승의 100승 길목에 선 케이티에프 선수들은 경기를 영리하게 잘 풀어나갔다. 애런 맥기가 4쿼터 1분39초 만에 5반칙 퇴장을 당했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송영진(24점) 등 5명이 두자릿수 득점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현역 감독 가운데 100승은 신선우(LG), 유재학(모비스), 김진(오리온스), 전창진(동부) 감독에 이어 추 감독이 다섯번째. 그러나 그의 100승은 언제나 하위권 전력을 가지고 이룬 것이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추 감독은 2003년 5월 케이티에프의 전신 코리아텐더 사령탑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첫 시즌, 4연패 끝에 간신히 첫승을 따냈다. 꿀맛 같은 승리였다. 그 역시 “100승 가운데 첫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후 ‘추필승’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두 시즌 연속 팀을 정규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끈끈한 수비와 조직력의 힘이었다. 언제나 파이팅이 넘치는 팀 분위기도 그의 마력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조상현과 나이젤 딕슨이 빠져 나갔지만, 돌풍을 이어가며 모비스와 양강을 이루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100승을 올리고 싶었는데 이뤄져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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