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
스포츠창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2006~2007 브이(V)-리그 들어 마음고생이 심했다. 최강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그랜드개막전(12월24일)서 ‘맞수’ 삼성화재에 졌고, 연이어 대한항공에도 덜미가 잡혔기 때문.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숀 루니(미국)마저 브라질 외국인 선수들인 레안드로 다 실바(삼성화재), 보비(대한항공) 등과 비교를 당하면서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
이런 상황서 김호철(사진) 감독은 선수들을 채근하기보다는 달래는 방법을 택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에 거푸 진 뒤 선수들의 외박을 허락한 것이 그 예. 여기에 한술 더 떠 “다음 주에는 경기가 없는 날 선수들과 함께 태백산으로 눈꽃을 보러 갈까 생각 중”이라고 한다. 루니에게도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너를 원한다”는 말로 자신감을 한껏 북돋워주고 있다. 구단 쪽도 1라운드 대한항공전서 패한 뒤 과감히 5천만원의 격려금을 선수단에 전달해 선수들 기살리기에 동참했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당분간 승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힘들 때일수록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갖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작전이 성공했는지, 현대캐피탈은 지난 주말 동안 엘아이지(LIG)와 대한항공을 가뿐히 이기고 2위로 올라섰다. 김 감독은 “삼성이 정규리그 1위를 할 것 같은데, 마지막에 웃는 자가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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