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미씨
여자축구선수 출신 국제심판 2호 차성미씨
아시아연맹회장 배려 추가시험 통해 입문
3200m 뛰고 여유…체력 남자심판 못잖아
아시안컵 8골 현역 “K라구 판관 보고파” “어! 그 심판 왜 지원 안했죠?”(모하메드 빈 함만 아시아축구연맹 회장) “아!, 그래요. 한번 알아볼께요.”(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 까딱 잘못했으면 한국 여자축구 최고의 공격수였던 차성미(32·일화 천마)의 국제심판 데뷔가 몇년 늦었을런지 모른다. 지난해 9월 국제심판 지원서를 내지 않았는데, 뒤늦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힘을 합쳐 추가시험 기회를 주면서 국제심판이 됐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심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임은주에 이어 여자축구선수 출신으로는 국제심판 2호다. 무엇이 특별나길래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을까? 차성미는 “체력과 판단력, 과감성을 높이 산 것 같다”고 말하며 겸연쩍어한다. 실제 연간 2차례 실시하는 체력테스트에서 차성미는 ‘여자천하장사’급임을 보여줬다. 남자 국제심판은 12분 안에 3000m를 뛰어야 하는데, 차성미는 3200m를 뛰고도 힘이 남는다. 여자 합격선 2600m를 한참 뛰어 넘는 수준으로 국내외에 이 정도의 체력을 갖춘 여자심판은 찾기 힘들다. 중 3때까지 투창선수를 할 정도로 타고난 체력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10~11월 국내에서 열린 피스컵 여자축구대회에서는 3경기 주심으로 나와 여자 ‘포청천’임을 자랑했다. 미국 여자대표팀의 전설적인 대선수 크리스틴 릴리도 차성미의 칼날같은 판정에 경기장을 떠났다. 부심에서 욕을 했는데 차성미는 초보심판 답지않은 과단성으로 가차없이 레드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쪽은 차성미의 이런 특성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 혼자 밤잠을 설쳐가며 영어공부에 주력해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실력파라는 점도 평가를 받았다. 차성미는 오프사이드는 부심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전적으로 믿지는 않는다고 한다. 페널티킥 상황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차성미는 최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 공과 선수 부심이 모두 자기 시야에 한꺼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종횡무진한다. 국가대표 경력 13년, 한국선수 중 아시안컵 최다골 기록(8골)을 갖고 있는 차성미는 현역선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제심판에 주력하라’며 시간배려를 해주는 박규남 단장의 애정이 있어 든든하다. 2월 열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에 이미 심판으로 배정된 차성미는 30일까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있는 아시아축구연맹에서 심판교육을 받는다. 26일 출국한 차성미는 “보는 사람 처지에서 재미있도록 경기를 끊지 않고 심판을 보고 싶다”며 “기회가 되면 K리그에서도 판관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200m 뛰고 여유…체력 남자심판 못잖아
아시안컵 8골 현역 “K라구 판관 보고파” “어! 그 심판 왜 지원 안했죠?”(모하메드 빈 함만 아시아축구연맹 회장) “아!, 그래요. 한번 알아볼께요.”(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 까딱 잘못했으면 한국 여자축구 최고의 공격수였던 차성미(32·일화 천마)의 국제심판 데뷔가 몇년 늦었을런지 모른다. 지난해 9월 국제심판 지원서를 내지 않았는데, 뒤늦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힘을 합쳐 추가시험 기회를 주면서 국제심판이 됐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심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임은주에 이어 여자축구선수 출신으로는 국제심판 2호다. 무엇이 특별나길래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을까? 차성미는 “체력과 판단력, 과감성을 높이 산 것 같다”고 말하며 겸연쩍어한다. 실제 연간 2차례 실시하는 체력테스트에서 차성미는 ‘여자천하장사’급임을 보여줬다. 남자 국제심판은 12분 안에 3000m를 뛰어야 하는데, 차성미는 3200m를 뛰고도 힘이 남는다. 여자 합격선 2600m를 한참 뛰어 넘는 수준으로 국내외에 이 정도의 체력을 갖춘 여자심판은 찾기 힘들다. 중 3때까지 투창선수를 할 정도로 타고난 체력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10~11월 국내에서 열린 피스컵 여자축구대회에서는 3경기 주심으로 나와 여자 ‘포청천’임을 자랑했다. 미국 여자대표팀의 전설적인 대선수 크리스틴 릴리도 차성미의 칼날같은 판정에 경기장을 떠났다. 부심에서 욕을 했는데 차성미는 초보심판 답지않은 과단성으로 가차없이 레드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쪽은 차성미의 이런 특성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 혼자 밤잠을 설쳐가며 영어공부에 주력해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실력파라는 점도 평가를 받았다. 차성미는 오프사이드는 부심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전적으로 믿지는 않는다고 한다. 페널티킥 상황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차성미는 최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 공과 선수 부심이 모두 자기 시야에 한꺼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종횡무진한다. 국가대표 경력 13년, 한국선수 중 아시안컵 최다골 기록(8골)을 갖고 있는 차성미는 현역선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제심판에 주력하라’며 시간배려를 해주는 박규남 단장의 애정이 있어 든든하다. 2월 열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에 이미 심판으로 배정된 차성미는 30일까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있는 아시아축구연맹에서 심판교육을 받는다. 26일 출국한 차성미는 “보는 사람 처지에서 재미있도록 경기를 끊지 않고 심판을 보고 싶다”며 “기회가 되면 K리그에서도 판관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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