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27일 창춘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체력훈련을 마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창춘/연합뉴스
일본에 1점차 석패…북한정부 전폭지원 선수층 200~300명 탄탄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28일 일본과의 첫 대결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일본이 절대적으로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2-3의 점수가 말해주듯 북한은 그다지 밀리지 않았다. 이날 첫 경기에서 중국에 0-20으로 대패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팀과 많이 다른 모습이다.
2000년부터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맡고 있는 리원선 감독의 말을 들어보면 “북한 내 여자 하키선수는 200~300명 정도”다. 실업팀도 넷이 있어, 평양의 2개 빙상장에서 1년 동안 팀당 30~40여차례 경기를 소화한다. 전국을 통틀어 봐야 여자 하키선수가 80여명뿐이고, 정식 팀 없이 동호회 회원들끼리의 친선경기밖에 열리지 않는 남쪽과는 많이 다르다. 리 감독은 “아이스하키에 필요한 장비 등을 모두 국가에서 지원해준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아이스하키를 ‘빙상 호케이’로 부른다. 하키(hockey)를 러시아에서는 ‘호케이’로 부르는 데서 따온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농구·수중발레와 함께 아이스하키를 좋아해 북한에서는 아이스하키가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 감독은 “1991년 즈음 여자 아이스하키 리그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리원선 감독은 선수 시절 세계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 등에서 대회 기술상을 세 차례 받고 아시아 최우수선수로 두 차례 선정된 경력이 있다. 27일 오후 지상훈련 이후 한국 취재진들과 잠깐 인터뷰 시간을 가진 리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선수 시절에 남한 선수들과 두 차례 정도 경기를 했는데, 할 때마다 같은 동포들끼리 싸운다는 사실이 정말 싫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은 뒤 “선수 구성이 어떻게 되든 단일팀 국기(한반도기)를 쓰면 별문제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창춘/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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