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주(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9일 창춘 겨울아시아경기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중국의 왕멍을 앞지르며 선두로 나서고 있다. 진선유가 3위로 달리고 있다. 창춘/연합뉴스
쇼트트랙 여자 1500m서 진선유 제치고 1위
안현수 아쉬운 2위…여상엽 빙속 5000m 은
안현수 아쉬운 2위…여상엽 빙속 5000m 은
2층 상단에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유치위원회에서 모집한 ‘레드 타이거’ 응원단들이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대한민국”을 목터져라 외쳤다. 다른 한쪽에서는 몇몇 동포 응원단과 체육회 관계자들이 예닐곱씩 모여 산발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체육관을 ¾쯤 채운 중국 관중들의 “짜요” 소리를 당할 수는 없었다. 중국 관중들은 한국인들이 작은 태극기를 흔들자 어디선가 대형 오성홍기를 가져왔고, ‘레드 타이거’ 응원단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러 그 옆에 모여들어 더욱 큰 목소리를 냈다. 중국의 응원 인해전술 탓이었을까. 한국과 중국은 29일 창춘 우후안 빙상장에서 열린 제6회 겨울아시아경기대회 쇼트트랙 남녀 1500m 경기에서 금메달 한개씩을 나눠가졌다.
한국선수단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선수는 다름아닌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정은주(19·분당 서현고3)였다. 정은주는 이날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에 진선유(19·광문고3), 변천사(20·한국체대1)와 함께 출전해 중국선수 3명과 치열한 경쟁끝에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정은주는 중국 왕멍과 치열한 접전을 펼치다 4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왕멍을 제치고 1위로 나갔으며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2분24초08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정은주는 지난해 세계주니어쇼트트랙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정은주에 이어 진선유가 2위로 들어왔고, 변천사도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선수들이 메달을 독식하는 듯 했지만, 변천사가 경기 도중 왕멍을 밀었다고 심판진이 판단해 실격처리되면서, 아쉽게 싹쓸이를 놓쳤다.
이어 열린 남자부 1500m에서는 대회 4관왕을 노리던 안현수(22·한국체대3)가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안현수는 레이스 막판까지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중국의 수이 바오쿠가 막판스퍼트를 내면서 2위로 밀렸다. 2003 아오모리 겨울아시아경기대회 때 3관왕의 영광을 안은 안현수는 대회 시작 일주일 전부터 감기몸살에 시달렸고, 오른 아킬레스건 통증도 있어 몸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앞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여상엽(22·한국체대4)은 6분43초34의 기록으로 일본의 히라코 히로키(6분39초71·아시아신기록)에 3초63 뒤지는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창춘/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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