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외국인선수 없고 대표급은 병역면제 ‘이중고’
14전14패. 힐스테이트 2006~2007 브이(V)-리그 반환점을 앞둔 30일 현재, 상무가 거둔 성적표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제 ‘불사조’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된다.” 1984년부터 상무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삼환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빠진 지 오래다.
프로화와 아시아경기대회 2연패. 장밋빛 현실의 그늘 속에 상무의 애환이 숨어있다. 2005~2006 시즌부터 힘과 높이가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코트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상무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그나마 지난 시즌엔 대한항공이나 엘아이지를 잡으며 프로팀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엔 승리는 커녕 한세트 따내기도 힘겹다. 숀 루니(현대캐피탈)에 자극받은 나머지 프로팀들이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왔기 때문이다.
남자배구대표팀이 지난해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면서 병역혜택을 받게 된 선수들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최삼환 감독은 “대표급 선수 한두명만 있어도 어찌 해보겠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에이스급들은 병역면제를 받고, 쓸만한 선수들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빠지니” 최 감독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실업팀인 한국전력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상무는 나머지 5개팀과 달리 연고지가 없어 원정경기만 치른다. 그것도 대부분이 주중경기다. “보따리 장사처럼” 대전-천안-구미를 오가며 패하기만 하니 ‘사기를 먹고 산다’는 선수들의 기세도 꺾인 지 오래다. “최선을 다할 수밖에 다른 길이 있겠냐?”는 최 감독의 하소연이 절절하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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