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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자포켓나인볼선수권대회를 2연패한 ‘작은 마녀’ 김가영(24)이 황당한 일을 당했다.
김가영은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뒤 주활동 무대인 대만에 왔지만 대만당구협회로부터 ‘협회가 주관·주최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만쪽이 밝힌 이유는 김가영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대만의 린유안춘과 맞붙은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여자 포켓8볼 결승전 때 한국 응원단이 린유안춘의 실수가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 응원단은 대부분 경기를 마친 한국 당구선수들이었다.
김가영은 지난달 말 대만에서 가장 큰 규모인 ‘웰라이 텔레비전 여자포켓 9볼 왕중왕전’부터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를 3연패했던 김가영은 4연패를 노리고 있었다.
김가영은 “출전금지 이유는 구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가영은 2001년 대만 진출 뒤, 대회 3분의 1 가량의 우승을 휩쓸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외국인 선수가 상금과 우승컵을 휩쓰는 것을 대만쪽이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것이다. 김가영은 “대만 인터넷 악플에도 시달리고 있다”며 “조만간 활동무대를 미국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당구연맹은 “한국응원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 양국 협회 차원의 일인데, 개인에게 불이익을 준 것은 부당하다”며 “공식 항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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