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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종료 직전 자유투, 선수들의 지옥

등록 2007-02-06 18:18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종료 12.1초 전, 구리 금호생명의 61-60 살얼음 리드. 5.8m 자유투 라인에 선 금호생명 신정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순간, 금호생명 응원단이 “응원의 박수를 보내자”면서 막대풍선을 두드려댔다. 신정자의 심장은 더욱 요동쳤다.

결국 그는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이어 부천 신세계에게 속공을 허용하며 종료 2초전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했다. 얼마 전,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있었던 일이다.

경기가 끝난 뒤 신정자는 펑펑 울었다. 이날은 마침 신정자가 통산 2천득점을 돌파한 날이다. 수십명의 팬들이 경기장 근처에 축하자리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 나갈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선 남자라고 다르지 않다. 2003년 11월, 팀 해체가 확정된 ‘헝그리 군단’ 코리아텐더가 전자랜드와 마지막 경기를 가졌다. 코리아텐더는 4쿼터 중반까지 17점 차로 뒤지다가 막판 불같은 추격으로 종료 1.0초전 1점 차 까지 쫓아갔다. 그리고 현주엽이 천금같은 자유투 2개를 얻었다. 하나만 넣어도 연장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현주엽은 2개 모두 놓치고 말았다. 고별전을 패한 일부 선수들은 눈물까지 보였고, 현주엽은 한동안 자유투 후유증에 시달렸다.

자유투는 흔히 ‘공짜 득점’, ‘심판이 준 특권’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득점이 쉽다는 얘기다. 격렬한 몸싸움없이 상대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고 편안하게 던질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경기 막판 1~2점차 박빙의 승부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감독들도 이런 점을 잘 안다. 삼성생명 김세롱은 지난 2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종료 20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결국 팀은 1점차로 역전패했다. 하지만 정덕화 감독은 김세롱에게 엉뚱한 농담을 걸며 애써 모른 척했다.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자유투 9개 중 8개를 놓친 ‘공룡센터’ 섀퀼 오닐(마이애미 히트)은 경기 뒤 “자유투보다 야투가 쉬웠다. 자유투가 우리 팀의 운명을 바꿔놓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팀과 선수의 표정을 쥐락펴락하는 자유투가 새삼 위대해보인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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