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배구경기 지상파 중계땐 오후 2시 이동 ‘파행’
“평일 (오후) 2시에 어떻게 경기장엘 가라는건지….”
한국배구연맹(KOVO) 홈페이지 게시판에 뜬 한 배구팬의 하소연이다. 사정은 이렇다. 애초 7일 경북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던 도로공사-흥국생명(오후 5시), LIG-현대캐피탈(〃7시) 경기가 오후 2시에 남자경기부터 열리기로 바뀌었다. 지난달 3일과 4일에 이어 이번 시즌 세번째 경기시간 변경이다.
이유는 단 하나, 주관방송사의 요청 때문이다. 평소 〈KBS N〉에서 중계를 전담하다 지상파에서 중계를 할 경우, 배구연맹은 방송사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김동준 연맹 경기홍보팀장은 “관중도 중요하지만 지상파를 통한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는 오후 2시가 관전은 물론, 텔레비전을 시청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시간대란 사실이다. 한 배구팀 사무국장은 “관객들의 주된 나이대가 30대 전후 직장인”이라고 말했다. 굳이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방학 중인 학생이 아닌 다음에야 오후 2시가 ‘애매한 시각’임은 분명하다.
김동준 팀장은 “지상파에서 생중계를 하면 적어도 입장관중 이상의 인원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맹으로선 ‘소수의 관중’보다 ‘다수의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 욕먹을 각오를 한 셈이다. 평일엔 1천명 안팎의 관중밖에 들지 않는 배구판의 실상을 감안한 판단이겠지만, 여전히 경기장의 관중보다 모기업 홍보를 더 중시하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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