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핸드볼을 배우기 위해 상명대 핸드볼팀에 유학온 중국인 장샤오레이(왼쪽)와 무춘메이(오른쪽). 가운데는 상명대 김지은 감독.
상명대에 ‘핸드볼 유학’ 온 중국 선수들
“상명대에 중국 용병들이 있대요.”
지난 9일 2007 에스케이(SK) 핸드볼 큰잔치가 막을 올린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 여자부 첫 경기에서 상명대와 경기를 앞둔 한국체대 백상서(38) 감독은 짐짓 관심을 나타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상명대 핸드볼팀 라이트백 장샤오레이(21)와 레프트백 무준메이(21).
이들은 지난달 19일 세계최강 한국 여자핸드볼을 배우러 한국에 온 유학생들이다. 애초 4명이 왔지만 협회 규정에 따라 이번 대회에는 2명만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중국 산둥성 위해시 체육고를 졸업하고 산둥성 핸드볼팀에서 뛰다가 중국 유학생 유치를 학교방침으로 세운 상명대에 입학하게 됐다. 김지은 감독(30)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이들의 플레이를 살펴본 뒤 스카우트를 결정했다.
둘은 고교 1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해 이제 입문한 지 5년 정도밖에 안됐다. 실력은 한국 고등학교 1~2학년 수준. 하지만 이날 한국체대와의 경기에서 데뷔전도 치렀다. 장샤오레이는 5분 가량 뛰며 슈팅도 한번 날렸고, 무준메이는 수비수로 교체 출전해 3분 정도 코트를 누볐다. 비록 세골차로 아쉽게 졌지만, 김지은 감독은 이들의 가능성을 봤다.
무준메이는 1m80·70㎏의 큰 몸집이고, 장샤오레이도 1m76나 된다. 김 감독은 “기초부터 잘 가르치고 6개월 정도 경험을 쌓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동료들과 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의사소통 문제. 팀에 전문 통역사가 따로 없어 짧은 영어와 손짓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이따금 상명대에 유학 온 중국동포 학생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제는 선수들과 서로 한국어와 중국어를 가르쳐주며 정을 쌓고 있다.
둘은 “졸업한 뒤 한국 실업팀 선수로 뛰고 싶다”며 “은퇴 후에는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세계 최강 한국 핸드볼을 전파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천/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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