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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한 뒤 불고기 파티 하고파”

등록 2007-02-20 18:20수정 2007-02-20 18:31

외국인선수 로렌 잭슨
외국인선수 로렌 잭슨
삼성생명 외국인선수 로렌 잭슨
먹성도 성격도 ‘시원시원’ 세계적 농구스타
“양반다리 잘 못해 불편해도 한국이 좋아요”

“정말 엄청 먹더군요. 한국체질인가봐요.”

정덕화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감독은 껄껄 웃었다. 불고기 좋아하는 로렌 잭슨(26·사진) 얘기다. 그는 얼마전 회식자리에서 두어시간 동안 끊임없이 불고기를 먹어치웠다. 먹성만큼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팀 동료 변연하는 “처음엔 세계최고의 용병이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성격이 너무 좋아서 우리도 놀랐다”고 귀띔했다.

잭슨의 한국적응은 놀라울 정도다. 아직 두달이 채 안됐지만 동료들을 뷰티(이종애) 레슬리(박정은) 바니(변연하)라고 부르며 쉼없이 수다를 떤다. 잭슨은 “마음으로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것을 느낀다”며 “한국에 있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양반다리’에 익숙지 않아 방에서 식사를 못하는 게 흠”이라며 웃었다.

어느날 경기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잭슨에게 어느 기자가 ‘기다이 마잇’(G-day mate)하며 호주식 인삿말을 건넸다. 그는 감격해 하면서 그 기자와 다정히 어깨동무를 했다. 순간 인터뷰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잭슨과 한몸처럼 붙어다니는 통역 전보영(29)씨는 “솔직하고 꾸밈없는 성격이 천진스럽다”고 했다. 정 감독의 지시에도 그는 “예스” 외에는 여간해선 토를 달지 않는다.

화통한 성격 덕분에 그에겐 유난히 친구가 많다. 그를 보러 호주나 미국에서 종종 친구들이 한국을 찾아온다. 부모님이 한달간 한국에 머물다 갔지만, 그는 “적절한 시기에 갔다”고 농담할 정도로 외롭지 않다.

잭슨을 만난 20일에도 그의 방에는 친구가 있었다. 이날 아침 한국에 도착한, 가장 친한 친구라는 수잔 제로시였다. 잭슨은 제로시에게 전날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그것도 기자단 44표 만장일치로 뽑힌 얘기를 늘어놓았다.

잭슨은 농구집안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호주 농구 국가대표 출신이다. 어머니는 주장까지 지냈다. 잭슨은 네살 때 농구공을 잡았다. 16살 때 호주 국가대표가 됐고, 스무살(2001년) 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시애틀 스톰에 입단했다. 2년 뒤에는 최우수선수에 올랐고, 역대 최연소 1천득점도 올렸다. 그는 “자식에게도 농구를 시키겠다”고 할 정도로 농구를 숙명으로 여긴다.


잭슨은 현역 세계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호주에서는 어린 아이들도 다 알아볼 정도로 유명인사다. 감기약 한알이라도 호주에 있는 주치의의 허락을 받고 먹어야 할 정도로 ‘귀하신 몸’이다. 호주 출신으로 한국에서 활동중인 개그맨 샘 해밍턴도 그의 팬이다.

로렌 잭슨은 누구?
로렌 잭슨은 누구?
하지만, 잭슨의 꿈은 소박하다. 그는 호주에서 아프리카 난민 돕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한 누드촬영도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기꺼이 응한 것이다. 그는 “은퇴 뒤 어려운 여성들을 도우며 사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런데 당장엔 팀 우승이 꿈이고, 목표다. 다행히 초반 부진을 털고 득점과 공헌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라운드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그는 “이번 시즌 우승한 뒤 동료들과 양반다리로 앉아 불고기 파티를 갖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글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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