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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체전 얼음판 위 두사내

등록 2007-02-21 18:59수정 2007-02-21 19:07

21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88회 전국겨울체전 및 제4회 전국장애인겨울체전 개막식에서, 출전선수들이 2014 겨울올림픽 유치 기원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평창/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1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88회 전국겨울체전 및 제4회 전국장애인겨울체전 개막식에서, 출전선수들이 2014 겨울올림픽 유치 기원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평창/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제88회 겨울체전 첫날인 21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팅장. 판이하게 다른 두 남자가 흰 얼음판 위에서 미끄러졌다.

■ 한국빙속 간판 이강석
대학 500m 대회신 우승

이강석
이강석
그는 이어폰을 끼고 1시간 넘게 복도를 뛰면서 천천히 몸을 풀었다. 자세는 한껏 여유로웠다. 2007 창춘겨울아시아경기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로 한국 빙상 단거리 최고수 이강석(22·한국체대2)이었다.

이강석은 월드컵(캐나다 캘거리)과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미국 솔트레이크) 참가를 위해 23일 출국을 앞두고 경기도 대표로 겨울체전에 참가했다. 겨울유니버시아드에 이어 곧바로 아시아경기대회까지 참가했으니 피곤할 법도 했겠지만, “그래도 뛰고 가야지요”라며 웃었다.

이강석은 이날 대학부 500m 경기에서 35초65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비록 자신의 최고기록(34초55)에는 못미쳤지만, 그를 지켜본 빙상연맹 관계자들이 “스케이팅장 빙질이나 어두운 조명, 낮은 온도 등을 감안하면 다른 곳 34초대 기록이나 마찬가지”라고 평할 정도로 괜찮은 기록이었다. 이강석 또한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미소지었다.


■ 70살 최고령 참가 박선규
위암회복 뒤 5000m 완주

박선규
박선규
폼도 엉성했고, 스피드도 영 나지않았다. 하지만 표정만은 비장했다. 올해 한국나이로 70살이 된 1938년생 박선규씨(서울). 1998년부터 겨울체전 최고령 참가자로 이름을 올렸다. 충남 보령 출신인 그는 서울 중동고 시절에는 축구선수로 뛰면서 고 차경복 성남 감독과 함께 공을 찼던 이색경력의 소유자. 성균관대 법대에 입학하면서 축구를 그만둔 이후 이렇다 할 운동을 하지 않다가 1992년 “스피드스케이팅이 골다공증 예방 등에 좋다고 해서” 처음 스케이트를 탔다. 박씨는 2003년 위암수술을 받은 뒤 5개월 만에 겨울체전에 나설 정도로 아주 의욕적이다.

박씨가 참가한 종목은 남자일반부 5000m. 스케이트장을 무려 12바퀴반을 돌아야 하는 경기지만, 매일 4~5시간씩 스케이트를 타온 박씨는 경기 후에도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기록은 11분10초17. 함께 뛴 선수들과는 2~3분 차이가 났지만 그래도 완주에 만족한 듯한 모습이었다.

박씨는 “독학으로 배운 스케이트지만, 꾸준히 타다 보니 암수술 후 빨리 회복된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1만m에 도전하고 79살 때까지는 대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굳은 각오를 보였다.

세계수준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려는 20대 이강석과 건강을 위해 빙판 위에 서는 70대 박선규씨. 제각각 뛰는 이유도, 스케이트 실력도 달랐지만 체전에 참가한 그들의 마음은 같은 것이었다.

한편, 대회 첫 금메달은 지난해 겨울체전 최우수선수(MVP)였던 박제언(14·도암중1)이 남자 중등부 크로스컨트리 클래식 5㎞에서 따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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