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22일 서울 자생한방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아진 허리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24일 겨울체전서 연기 펼친 뒤
내달 세계선수권 훈련차 캐나다행
내달 세계선수권 훈련차 캐나다행
‘피겨요정’ 김연아(17·군포수리고1)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3월19일~25일 일본 도쿄)를 한달여 앞두고 그동안 끈질기게 자신을 괴롭혀온 허리증세가 뚜렷하게 호전되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22일 허리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 자생한방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전에는 점프동작을 할 때 아파서 훈련을 중단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허리가) 훈련을 못할 정도로 아프지도 않고 정해놓은 대로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병원장은 김연아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7차례에 걸쳐 추나수기 치료, 동작침 치료, 한방약찜 치료, 추나약물요법 등으로 몸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생애 처음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소감도 밝혔다. “그동안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만 봤던 대회에 출전한다는 게 떨리기도 하고, 일본팬들도 많을 것 같아 긴장이 된다. 첫 출전이라서 부담은 별로 없고, 대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충분히 연습을 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를 펼쳐보이고 싶다. 못하더라도 실망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동갑내기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일본)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그 선수가 워낙 잘해서 자극은 되는데,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연습 때 보면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경쟁이)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다. 마오는 경기에서 부담을 많이 느끼는 편인데, 나는 (경기 때) 무덤덤한 게 제일 큰 장점이다.”
이번 겨울체전에 경기도 대표로 참가해 23일(쇼트프로그램)과 24일(프리 스케이팅) 이틀에 걸쳐 국내팬들 앞에서 연기를 펼쳐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스러워했다. “며칠 전에 스케이트화를 바꿨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잘 못할 것 같다. (연기를) 보러 오신다는 분들이 많은데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스케이트화를 바꾸면 보통 2주 정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면서 “겨울체전에서는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같은 난이도 높은 것을 빼고, 점프나 스핀도 무리가 되는 것은 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리통증의 악몽을 서서히 떨쳐내고 있는 김연아는 겨울체전이 끝난 뒤 27일 오전 캐나다로 출국한다. 그곳에서 브라이언 오셔, 데이비드 윌슨 코치 등과 3주 가량 훈련을 하다가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3월17일 도쿄로 건너갈 예정이다. 대회가 끝난 뒤 잠시 국내로 돌아왔다가 짐을 꾸린 뒤 4월말께 다시 캐나다로 출국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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