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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를 세운 주몽과 소서노의 자식 중 한 아들인 비류가 남쪽으로 내려와 정착한 땅이 바로 미추홀, 지금의 인천지역이다. 백제 초기 도읍으로 알려진 이곳이 한국 학생사격의 요람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옥련동 야트막한 동산에 자리잡은 인천시립사격장에선 지난 23일부터 3박4일에 걸쳐 전국 146개 중고교 832명이 참가하는 전국중고사격대회(사진)가 열렸다. 중고대회는 연간 3차례 열리는데, 이번 대회는 기초자치단체인 인천시 남구청이 유일하게 주최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나머진 모두 중고사격연맹이 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 미추홀기 대회는 그야말로 ‘사격축제’ 한마당이다. 식전행사에선 에어로빅과 음악줄넘기시범단, 남구소년소녀합창단 등의 공연이 열려 마치 국제스포츠대회를 연상케 했다.
중고대회인데도 개막식은 가히 혁신적이다. 무대가 있지만, 공연단들을 위한 것일 뿐 대회 주최단체장이자 인천사격연맹 회장인 이영수 인천남구청장도 학생선수들과 함께 평지에서 대회사를 했다. 스포츠축제 마당을 단상으로 귀빈과 선수를 구분짓지 않으려는 노력의 흔적이다.
지난해까진 우승팀에게 중학교엔 노트북, 고교엔 코칭머신(조준과 사격동작을 컴퓨터로 모니터링이 가능한 첨단장비)을 지급하다, 올핸 권총팀엔 권총, 소총팀엔 소총을 지급했다. 200~300만원씩 드는 이런 시상품에 개막이벤트까지 비용이 만만찮다.
양광석 인천사격연맹 부회장 겸 남구청 감독은 “일반대회의 2배나 되는 5천만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면서 “인천시가 소년체전 6연패를 달성한 게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와 똑같은 수준의 전자표적지를 사용한 이번 대회는 인터넷생중계까지 했다.
인천/글·사진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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