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농구 올스타전, 28일 오후 동시 개막
농구의 덩크슛이냐, 배구의 스파이크냐.
겨울 실내스포츠 양대산맥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올스타전이 3월1일 오후 2시 동시에 열린다. 두 종목 올스타전이 같은 시간 맞붙기는 처음이다. 프로농구는 정면승부를 선택한 ‘배구의 도발’이 불쾌하면서도 최근 고개를 쳐든 배구의 인기가 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프로배구는 ‘한번 붙어볼만하다’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농구(SBS-TV)와 배구(KBS1-TV)의 시청률 싸움도 볼만하다.
속편한 배구 ‘미리보는 플레이오프’
배구 쪽은 여유롭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정규리그 일정을 맞추다보니 3월1일로 결정한 것” 외엔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김동준 경기홍보팀장은 “올스타전 일정은 지난해 8월에 확정했다”며 “농구연맹으로선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엔 배구가 농구를 의식할 그런 처지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도하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과 대한항공의 돌풍 속에, 맞수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상상도 못하던 일이 벌어진 셈이다. 5라운드 누적 관중수도 지난해보다 75.3%가 늘어났다.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은 이번 시즌의 향방을 미리 가늠해볼 기회다. 김호철(현대캐피탈) 감독이 이끄는 K-스타팀엔 후인정, 숀 루니 등 현대캐피탈의 베스트6이 모두 포함됐다. 신치용(삼성화재) 감독의 V-스타팀 역시 최다득표 선수인 여오현을 포함해 삼성화재 주전 6명이 나선다. ‘미리보는 플레이오프’가 되는 셈이다. 여자부는 흥국생명이 감독부터 리베로까지 모든 포지션에서 팬 투표 1위를 독식한 결과, ‘흥국생명(K-스타) 대 비흥국생명(V-스타)’의 구도로 펼쳐진다.
남녀부 경기에 앞서 가장 빠른 서브를 가리는 ‘스파이크 킹(퀸)’ 선발대회가 열려 레안드로(삼성화재) 보비(대한항공) 등 외국인 선수들과 박철우(현대캐피탈) 이경수(LIG) 등이 한판승부를 벌인다. 매 경기 1세트가 끝난 뒤엔 ‘매직(아트) 리베로’ 선발대회를 통해 최고의 수비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를 뽑는다. 동료선수들의 서브를 받아 지름 1.2m의 원통에 가장 많이 넣는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속타는 농구 ‘재밌는 경기로 승부’
농구는 배구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농구가 지난해부터 3월1일 올스타전을 했는데, 배구가 굳이 같은 날 열어 (팬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지 모르겠다.”(장재홍 KBL 홍보과장) “리그 4개월짜리(배구)와 우리(7개월)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자존심을 건드린 배구의 역공에 불편해하고 있다.
올스타전을 처음 지방(울산동천체육관)으로 가져간 케이비엘(한국농구연맹)은 서울에서 잔치를 벌이는 배구의 흥행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케이비엘은 울산 시내 버스정류장 전광판 문자광고, 30여m의 대형탑 선전물, 지방언론 광고 등을 통해 올스타전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덕분에 체육관(5800석) 1·2층 3500여석의 예매가 끝났다.
볼거리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한국방송(KBS) 개그맨 농구팀과 울산 농구동아리연합팀의 대결, 개그맨과 비보이(B-boy) 공연, 치어리더 연합공연 등의 사전행사가 펼쳐진다. 체육관 밖에 설치한 대형 ‘에어돔’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농구공 150개와 피자 100판도 경품으로 나왔다.
방송채널을 붙잡기 위해 서장훈(삼성) 김승현(오리온스) 이상민(KCC) 김성철(전자랜드) 방성윤(SK) 양동근(모비스) 신기성(KTF) 김주성(동부)이 돌아가며 해설가로 변신한다.
케이비엘은 신기성이 속한 드림팀과 이상민이 이끄는 매직팀도 올스타전의 느슨함에서 벗어나 재밌는 경기를 펼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전반전이 끝나면 덩크슛·3점슛 대결과 가수 마야의 공연이 이어진다. 송영진(KFT) 김효범(모비스) 등은 외국 선수들과 덩크슛 대결을 벌인다. 장재홍 홍보과장은 “경기위원장이 감독과 선수들에게 배구와의 상황을 설명하며 좀 더 열심히 뛰어달라고 부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프로배구 올스타전 베스트7(남자)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속타는 농구 ‘재밌는 경기로 승부’
프로농구 올스타전 베스트5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