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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황제 대 황제…새 역사는 내가 먼저!

등록 2007-03-11 18:34

타이거 우즈와 로거 페더러
타이거 우즈와 로거 페더러
타이거 우즈와 로거 페더러
각각 골프와 테니스에서 ‘황제’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32)와 로거 페더러(26). 지난해 유에스오픈 결승 때 우즈가 경기장을 찾아 페더러와 만난 이후, 이들은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됐다. 황제끼리 통했다고 할까.

혹자는 우즈가 매 경기마다 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경기를 펼치는 반면, 페더러는 코트 안에서 단 한사람(복식 때는 두사람)만 상대한다는 이유로 우즈가 더 위대하다고 말한다. 또다른 이는 우즈가 잔디 위에서만 경기를 치르는 반면, 페더러는 잔디코트 뿐만 아니라 하드코트, 클레이코트 등에서도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페더러는 우즈가 종종 “네가 피트 샘프러스의 그랜드슬램대회 최다우승 기록(14회)을 깨기 전에 내가 먼저 잭 니클로스의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기록(18회)을 깰 것”이라며 약을 올린다고 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타이거 우즈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18회 기록에 -6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
생후 22개월짜리 아이가 자기 키만한 골프채를 휘둘러 공을 맞혔다. 토크쇼 진행자 마이크 더글라스가 나이를 물었다. “투(2살)” “투…, 투?” 1978년 10월, 타이거 우즈는 그렇게 방송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5살 땐 <에이비시>(ABC) 방송 ‘믿기 힘든 이야기’에 골프신동으로 소개됐다. 이제 그는 360억원짜리 저택(1만2242평)에 사는 ‘골프황제’가 됐다.

골프채가 장난감=미국계 흑인 아버지 얼 우즈(2006년 사망)는 베트남 전쟁 때 현지에서 만난 친구의 별명을 붙여 아들 엘드릭 우즈를 타이거 우즈라 불렀다. 우즈는 차고에서 연습하던 아버지를 매일 보다, 태어난지 9개월 만에 골프스윙을 했다고 한다. 생후 18개월에 37 파4홀에서 8타만에 그린에 올려 퍼트 3번에 공을 구멍에 넣었다. 3살 때 9홀을 돌며 48오버파를 쳤고, 8살에 첫 홀인원을 했다. 15살에 역대 최연소로 유에스주니어아마추어 챔피언에 올랐다.

붉은 색 공포=장타와 정교함을 갖춘 우즈는 최종 4라운드에 선두로 시작하면 승률이 90%가 넘을 정도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1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12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이겼다. 프로 12번의 연장전에서 2번만 졌다. 4라운드 집중력이 높은 우즈 탓에 같은 조에 속한 동반자는 곧잘 오버파로 무너졌다.


지난해 9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4라운드. 3라운드까지 우즈와 동타였던 저스틴 로즈의 한탄이다. “난 5번홀까지 4오버파를 쳤는데, 우즈는 4언더파를 치더라. 내가 포기할 만하지 않는가?” 우즈는 4라운드에 꼭 빨간색 티셔츠를 입는다. 선수들 사이에서 ‘레드 컴플렉스’란 말이 나온 이유다.

“포기는 전염된단다.”=아버지는 우즈가 어렸을 때부터 명상 테이프를 자주 틀어줬다고 한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다. 나는 어려움을 만나면 미소를 짓는다….” 우즈는 “포기하면 다음 경기에 전염되고 만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늘 품고 다닌다. 우즈는 불교에 심취한 타이 출신의 어머니에게서 평정심을 배웠다고 했다. 우즈는 <나는 어떻게 골프를 치는가>란 책에서 “실수는 빨리 잊는다. 부정적인 단어는 떠올리지 않는다. 공이 홀에 들어가 땡그랑 소리가 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 1위 스포츠재벌=미국프로골프 투어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자는 잭 니클로스(67·18번)다. 그러나 12번 우승한 우즈는 31살에 우승 9회에 그친 니클로스보다 우승 속도가 훨씬 빠르다. 우즈는 커리어 그랜드슬램(해를 거쳐 4대 메이저대회 석권)도 두번이나 했다.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우승(97년) 때는 2위와 최다 타수차(12타) 등 20개의 대회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로에 나와 가장 빠른 42주 만에 세계 1위에 올라, 올해 3월 둘째주까지 통산 433주 정상을 지켰다. 264주 연속 세계 1위 기록도 갖고 있다.

미국프로골프 투어 11년 동안 올해의 선수(8번), 상금왕(7번), 다승왕(8번)을 휩쓸었다. 최연소(30살7개월) 피지에이 50승(통산 55승) 고지도 밟았다. 상금도 역대 1위(6677만8324달러)이고, 2006년(2005년 6월~2006년 5월) 수입에서 세계 스포츠 선수 1위(8700만달러·824억원)에 올랐다. 그는 ‘타이거 우즈 재단’ ‘우즈 교육센터’(3만5000평)를 통해 사회환원도 하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로거 페더러
그랜드슬램대회 최다우승 14회 기록에 -4

로거 페더러
로거 페더러
후천적 노력으로 빛난 천재=2001년 윔블던 남자단식 16강전. 5년 연속 윔블던 우승을 노리던 ‘절대강자’ 피트 샘프러스(미국)는 10대 스위스 선수와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프로 데뷔 4년차의 페더러가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페더러가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은 것은 6살 때. 하지만 정식적으로 테니스 그룹과외를 받은 것은 9살 부터였다. 페더러는 16살 때 테니스에만 전념하기 위해 학교를 중퇴하기도 했다. 페더러는 “어릴 적부터 실력이 타고났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학교중퇴 뒤 정말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타고난 천재성이 아닌 후천적 노력으로 황제에 오른 페더러다.

틈이 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테니스코트에서 페더러는 천하무적이다. 서브는 물론 포핸드, 발리, 스트로크 및 풋워크까지 기술이 완벽에 가깝다. 패싱샷은 예술의 경지에 다달았다. 전문가들로부터 약점이라고 평가받는 원핸드 백핸드도 강하지는 않지만 안정돼있고, 슬라이스도 깊고 예리하다.

그래도, 그의 최장점은 강인한 정신력이다. 페더러는 시종일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결정적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경기 주도권을 잡아간다. 페더러는 어릴 적에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코트에서 흥분된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한다.

사생활도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페더러는 독어는 물론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도 완벽하게 구사한다. 경기가 없을 때는 축구 탁구 골프 등의 취미생활을 하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만나 7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인 미로슬라바 바브리넥과 데이트도 즐긴다.

전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기금모금을 위한 봉사활동도 기꺼이 참여한다. 2003년에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재단을 공동설립했고, 쓰나미로 피해를 본 어린이들을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등 지금도 그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동료 테니스 선수들의 봉사활동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그의 손에 깨질 기록들=페더러는 2004년 2월2일부터 시작해 162주 동안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역대 최장기간 1위 기록(160주)은 그에 의해 계속 경신되고 있다. 상금랭킹에서도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위에서 밀려나 본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상금으로만 8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페더러가 지금껏 벌어들인 총상금액은 2988만7528달러. 아직 20대 중반 나이에도 총상금액이 역대 3위에 해당한다. 통산 총상금 1위는 샘프러스(4328만489달러), 2위는 앤드리 애거시(3115만2975달러)이다. 2~3년내 무난히 총상금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는 아직까지 파리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열린 13차례 그랜드슬램대회 중 9차례나 우승하면서 최다우승기록(샘프라스·14회)에 단 4개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현재 41연승 중인 페더러는 현재 최다연승 기록(46연승·기예르모 빌라스)도 도전 중이다. 지난해 페더러를 꺾었던 이는 ‘왼손천재’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앤디 머레이(영국) 뿐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황제’라 불리운 스포츠스타들

‘스포츠황제’의 칭호는 단순히 성적으로만 주어지지 않는다. 화려한 경력은 물론, 경기를 이끄는 카리스마와 함께 따뜻한 인간성까지도 황제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든=미국프로농구(NBA) 마이클 조든(44·미국)은 ‘농구황제’를 뛰어넘어 미국문화의 상징이었다. 1984년 시카고 불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뒤 이 팀에서만 13시즌을 뛰며 6번이나 팀 우승을 이끌었다.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쟁쟁한 스타들과 조화를 이루며 훌륭한 리더로도 인정을 받았다. 또 1984년과 1992년 미국농구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 금메달도 일궈내며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렸다.

축구황제 펠레=펠레(67·브라질)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낳은 스타다. 그의 나이 18살이던 1958년. 펠레는 스웨덴월드컵에 출전해 8강전 2골, 4강전 해트트릭, 결승전 2골 등을 기록하며 브라질에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안겼다. 펠레의 말 한마디, 움직임 하나는 그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축구팬들의 최우선 관심사다.

펠레가 “가장 재미있는 점수”라고 꼽은 ‘3대2’는 펠레스코어라 불리고, “펠레가 예상하는 것은 항상 반대로 이뤄진다”는 ‘펠레의 저주’도 월드컵 때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자동차경주 황제 미하엘 슈마허=지난해 10월 트랙을 떠난 자동차경주 포뮬러원(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38·독일)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F-1 무대를 석권한 포뮬러원의 지존이었다. 지난해 5800만달러를 벌여들여 타이거 우즈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 스포츠 스타였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유네스코대사를 역임하며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구호활동에 전념하기도 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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