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명씨
북한의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 신화 때 명수문장 이찬명(62). 그가 단장 자격으로 북한 청소년축구대표팀(17살 이하)을 이끌고 20일 제주 땅을 밟았다. 북한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라는 제주에 내려 시민들의 환영을 받은 선수단 표정은 밝았다.
남북은 그동안 여러차례 축구교류를 해왔지만, 북한 선수단이 대회참가가 아닌 순수전지훈련을 목적으로 남쪽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청소년팀과 접촉해 이번 전지훈련을 성사시킨 남북체육교류협회의 이태정 운영본부장은 “북한 청소년팀은 지난 1월26일부터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을 해왔다”며 “8월 한국에서 열리는 17살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한달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고 밝혔다.
북한 청소년팀은 31일까지 제주에 머문 뒤 전남 광양과 창원 수원 고양 서울 등지로 이동하면서 전지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각 전지훈련 지역에서 대학, 고교 및 지역 대표팀과 1~2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청소년대표팀과 1차 평가전을 치르고, 2차 평가전도 준비하고 있다”며 “순수 전지훈련을 목적으로 왔기 때문에 훈련 외 다른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찬명 단장과 안예근 감독을 비롯한 32명의 북한 청소년팀은 전날 밤 중국 쿤밍을 출발해 이날 새벽 4시5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제주공항으로 이동해 롯데호텔 제주에 여장을 풀었다. 북한 청소년팀은 지난해 9월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2007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 청소년팀의 숙식, 체재비용으로 남북협력기금에서 2억5천만원을 지원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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