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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400m 우승 순간] 마지막 20m…‘나밖에 없구나’

등록 2007-03-25 21:31수정 2007-03-25 22:44

350m까지 4위…막판 초스피드 대역전극
매일 1만5천m 연습 ‘무한 지구력’ 폭발

18살 고등학생은 사촌누나인 가수 ‘아이비’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어폰을 끼고 입장했다. 탕! 자유형 400m 결승 출발신호가 울렸다. 5번 레인 박태환(경기고3)은 0.68초로 가장 빠른 출발반응을 보이며 물속으로 사라졌다. 결승 8명 중 예선기록이 2위였던 박태환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첫번째 턴 지점인 50m를 4위로 통과했다. 박태환에 조금 앞선 3위는 8번 레인 그랜트 해킷(호주)이었다. 그는 박태환이 부정출발 탓에 헤엄도 못쳐보고 실격한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강자다. 200m까지 4위였던 박태환은 300m를 돌 때 2분50초39를 찍으며 5위로 처졌다. 1위로 치고 나간 우사마 멜루리(튀니지)와는 1초16 차이가 났다.

350m 지점을 돌 때도 박태환은 멜루리, 유리 프릴루코프(러시아), 해킷의 꽁무니를 쫓는 4위였다. 숨이 찬 것일까? 아니었다. 350m에서 1위와의 간격이 0.77초로 좁혀진 것이 암시였다. 박태환의 5번 레인에서 갑자기 물방울이 세게 튀어올랐다. 마지막 순간에 매일 1만5천m의 물살을 가르며 지구력을 키운 힘이 활화산처럼 터졌다.

박태환은 누구
박태환은 누구
박태환은 해킷을 따라잡고, 프릴루코프를 밀어내더니, 골인 20m를 남기고 멜루리마저 자신의 뒤로 보내며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초반 50m 구간을 26.19초로 끊었던 박태환은 가장 힘든 350~400m 구간을 26.06초에 가는 초스피드를 보였다. 마지막 20m를 고독한 선두로 내달린 그는 터치패드를 찍고 전광판을 올려다봤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1등. ‘마린보이’는 이윽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25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제12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박태환은 3분44초30으로 2위 멜루리(3분45초12)를 크게 따돌렸다. 2005년 이 대회 우승자인 해킷(3분45초43)은 3위로 밀려났다. 박태환의 기록은 지난해 8월 범태평양 수영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3분45초72의 아시아기록을 1.42초 앞당긴 것이다. 은퇴한 이언 소프(호주)가 2002년 세운 세계기록(3분40초08)에는 4초22 차로 접근하며 한국 최초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수영신동 펠프스도 잡는다
27일 200m 결승 가능성

박태환의 다음 상대는 ‘수영 신동’ 마이클 펠프스(22·미국)다. 박태환은 26일(한국시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과 준결승을 통과하면 27일 결승에서 펠프스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펠프스는 2003년 세계선수권에 18살의 나이에 출전해 수영 사상 처음으로 한 대회 5개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접영 200m, 개인혼영 200m·4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을 차지했다.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서도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영 신동’이란 별명은 당시 종목을 가리지 않는 맹활약으로 얻은 것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펠프스는 올해에도 미주 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5관왕에 올랐다. 4년 전 펠프스가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던 그 나이(18)의 박태환이 22살 수영인생 정점에 오른 펠프스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대회 마지막날인 4월1일엔 자신의 주종목인 1500m에 도전한다. 1500m엔 박태환의 우상이자 세계기록(14분34초56) 보유자인 호주의 그랜트 해킷이 버티고 있다. 박태환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아시아기록(14분55초03)과는 20초 넘는 차이가 있지만, 박태환이 가장 의욕을 보이는 종목이라 또 한번의 대역전극을 기대해봄직하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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