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양동근(왼쪽)과 신인상 이현민이 함께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구기념상 수상 겹경사…엘지 이현민은 신인상
잿빛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양동근(26·울산 모비스)은 예비신부 김정미(26)씨와 시상식장 주변에서 결혼인사를 하기 바빴다. 손에 든 쇼핑백에는 청첩장이 가득 담겨 있었다. 5월6일 대학(한양대) 동기 김씨와 결혼식을 올리는 양동근이 커다란 ‘결혼선물’을 받았다.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은 27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케이비엘(KBL) 출입기자단 78표 중 70표를 휩쓸며 2년 연속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또 ‘베스트5’와 모범선수에게 수여하는 이성구 기념상도 받는 겹경사를 누렸다. 두 시즌 연속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는 이상민(1997~98, 98~99 시즌)에 이어 두번째. 양동근은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5.6득점(15위), 도움주기 5.9개(5위), 가로채기 1.8개(4위)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2004년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한 양동근은 신인선수상에 이어 지난해 서장훈(서울 삼성)과 공동으로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양동근은 수상소감에서 “나도 사람이다보니 (상) 욕심이 났는데, 운이 좋았다. 많이 부족한 저를 뽑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혼을 약속한 정미에게 이 상을 돌린다”면서 목이 메었다. 예비신부 김씨도 눈시울을 붉혔다. 결혼 8일 뒤인 5월14일 상무에 입대하는 양동근은 “나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다”며 지난해에 이어 상금 1천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진공청소기’ 이현민(24·창원 LG)은 78표 중 70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어안이 벙벙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 뒤 “(양)동근이 형을 모델로 그리며 플레이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선수상은 경기당 평균 35.1득점으로 역대 최고득점왕에 오른 피트 마이클(대구 오리온스)이 64표를 얻어 크리스 윌리엄스(모비스·10표)를 크게 따돌리고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년 연속 감독상을 수상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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