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여자체대 다카노 교수
도쿄여자체대 다카노 교수 “한국선수 프로정신 뛰어나”
강원도 홍천의 한 음식점에서 지난달 말 저녁 조촐한 파티가 벌어졌다. 한국 핸드볼을 배우기 위해 100번째 한국을 방문한 일본 도쿄여자체육대학 다카노 아키라(64) 교수를 환영하기 위해 한국대학핸드볼연맹(회장 유동화)이 마련한 자리였다.
다카노 교수는 지난달 21일 제자들을 이끌고 한국체대에 전지훈련을 왔다가, 홍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30회 연맹회장기 대학핸드볼대회에 초청팀으로 참가 중이다. 1969년부터 38년째 도쿄여체대 핸드볼팀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75년 일본 대학 선발팀을 이끌고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무려 32년간 100번이나 한국을 찾았다. 그는 “관광하러 온 적도 있지만 대부분 핸드볼 때문에 방문한 것”이라며 “한국 핸드볼을 보면서 공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고교와 대학에서 핸드볼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당시만 해도 일본의 핸드볼 실력이 한국보다 나았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의 선배들은 핸드볼을 배우러 한국에 간다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자매학교인 한국체대와 교류 때문에 한국에 자주 왔다”며 “그러나 1980년대 이후 한국 핸드볼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 한국을 찾을 기회도 잦아졌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는 한국 핸드볼이 어떻게 비친 것일까?
“한국 선수들은 체구는 작지만 무척 빠릅니다.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죠.” 그는 “수비에서 속공전환이 빠르고 속공이 막히면 지공으로 세트플레이를 펼치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를 거쳐 간 한국인 제자도 3명이나 있다. 80년대 초 국가대표를 지낸 김순숙(49)씨와 유경미(47)씨를 86년부터 가르쳤고, 역시 국가대표 출신 장소희(29) 선수를 지난해부터 지도하고 있다. 특히 86년에는 두 한국 선수의 활약으로 전일본종합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이 대회에서 대학팀이 우승한 것은 일본 핸드볼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그는 전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프로정신이 있다”며 “장소희 선수도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어 일본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대회가 끝나는 3일 일본으로 떠난다.
홍천/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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