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자유형 1500m 예선탈락…“지구력 부족” 귀국 뒤 훈련돌입
15분이 걸리는 장거리 싸움이지만 승부는 1.5초에서 갈렸다. ‘멜버른 돌풍’의 주역이던 박태환(18·경기고3·사진)이 두번째 금메달을 노리던 자유형 1500m에서 예선탈락하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태환은 3월31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제12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남자자유형 1500m 예선에서 15분03초62를 기록해, 전체 선수 중 9위로 밀리며 아쉽게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8위로 결승에 오른 호주의 크레이그 스티븐슨(15분02초16)과는 1.46초차. 그랜트 해킷(14분59초24·호주), 에릭 벤트(14분59초82·미국)와 벌인 예선 5조 경기에서 후반 지구력 부족으로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박태환은 경기 뒤 “훈련이 부족해 지구력이 달렸다”며 담담하게 원인을 분석했다. 두달 동안의 집중훈련으로 근력은 향상시켰지만, 전체 훈련량이 부족해 후반스퍼트를 내지 못했고 옆 레인의 선수들을 활용하는 능력이 아직 부족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해킷은 완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도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목표로 삼는 박태환으로선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셈이다. 우선 과제는 턴 동작시 잠영의 보완이다. 스타트나 턴 동작 후 물위로 떠오르기 전까지의 거리를 늘려야 한다. 자유형 200m 당시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잠영 길이는 10m에 가까웠지만, 박태환은 6m를 넘지 못했다. 턴을 짧고 빠르게 해서 시간을 줄이고 벽을 박차고 나가는 다리의 근력을 길러야 한다.
꾸준한 훈련을 통한 지구력 유지도 필수다. 박태환의 전담코치인 박석기씨는 “3일 귀국해 짧은 휴식기간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기 위해 준비를 해야한다”며 “경험을 풍부하게 쌓아 올림픽에서는 실수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사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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