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박정은(가운데)이 4일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신한은행 하은주(오른쪽)와 정선민 사이에서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PO 4차전서 15초전 3점슛
1점차 역전…5일 마지막승부
1점차 역전…5일 마지막승부
66-68로 뒤진 종료 15.4초 전. 삼성생명 박정은이 코트 오른쪽 구석에서 3점슛을 던졌다. 길게 포물선을 그린 공은 그대로 림으로 빨려들어갔다. 69-68. 박정은의 바로 뒤에서 우승 분위기에 들떠 있던 신한은행 응원단은 순식간에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배 2007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용인 삼성생명이 박정은의 극적인 역전 결승골로 안산 신한은행을 69-68로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승2패를 기록한 두팀은 5일(오후 3시30분·SBS스포츠 생중계)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탤런트의 아내가 믿기지 않는 역전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박정은은 3차전에서 패한 뒤 남편 한상진씨에게 “남편 이전에 팬으로서 실망스러웠다”는 질책을 받았다. 그러나 박정은은 절체절명의 순간 이름값을 해냈다.
박정은은 “그동안 맏언니 역할을 못해 마음이 아팠는데, 믿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이미선(10점 6튄공 5도움)도 무릎부상에서 회복한 뒤 가장 많은 30분40초를 뛰며 팀 승리를 도왔다.
신한은행은 4쿼터 중반 63-55, 8점차까지 벌리며 우승을 확정짓는 듯했다. 분위기도 신한은행 쪽이었다. 신한은행은 3쿼터에서 24초 공격제한시간에 쫓겨 던진 슛 2개가 잇따라 꽂히는 등 행운까지 따랐다. 반면, 삼성생명은 2쿼터 중반 13점차까지 벌렸던 점수를 조금씩 까먹다가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종애와 로렌 잭슨이 3쿼터 막판 4반칙에 걸렸고, 4쿼터 초반 작전시간마저 모두 썼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종료 5분54초 전, 전주원(5점 5도움)이 5반칙 퇴장당하며 불길한 기운이 감돌더니 끝내 허탈한 역전패를 당했다. 신한은행은 타지 맥윌리엄스(17점 17튄공 9도움)가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쳤지만, 종료 4초 전 던진 골밑슛이 빗나가 땅을 쳤다.
신한은행은 하은주(20점 6튄공)가 국내무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32분을 뛰었고, 전주원도 31분간 코트를 누벼 5차전에서 체력적인 부담까지 안게 됐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챔피언결정전 4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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