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케이티에프(KTF)의 신기성(32)
과소평가 설움 털고 4당 PO서 펄펄
‘총알 탄 사나이’ 신기성(32)은 부산 케이티에프(KTF)의 ‘핵심’이다. 4강 플레이오프 맞상대인 창원 엘지(LG) 신선우 감독조차 “다른 선수들은 (신기성의 패스를) 받아먹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신기성을 잘 막아야 한다”고 평가할 정도다.
그런데 정규리그가 끝난 뒤 신기성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케이티앤지(KT&G)에 2연승을 거두고도 표정이 어두웠다. 그는 기자들에게 “나는 내 플레이에 자부심을 느껴왔고 언제나 최상의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신기성은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MVP)을 모두 받은 적이 있는 몇 안되는 선수다.
그러나 이번 시즌 유력한 최우수선수 후보였지만 탈락했고, 베스트5에도 들지 못했다. 또 최근 케이비엘(KBL)이 1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인물 30인’에 후배 주희정 김승현도 이름을 올렸지만, 그는 제외됐다. 상복도 운도 지긋지긋하게 없었다.
하지만 신기성은 8일 엘지와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맹활약하며 새삼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켰고, 그간의 마음고생도 어느 정도 털어냈다. 그는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 역전 3점슛 등 이날 3점슛 7개를 던져 5개(71%)를 성공시키는 고감도 활약을 펼쳤다. 3쿼터 초반 자유투 2개를 놓쳐 ‘역적’이 될 뻔 했지만, 3점슛으로 멋지게 만회했다. 그는 경기 뒤 “파스코보다 자유투를 잘 넣겠다”는 농담까지 던졌다. 엘지 퍼비스 파스코는 자유투가 취약점이었지만, 이날 5개를 던져 4개나 성공시켰다.
신기성은 “이기려고 노력했고 내가 갖고 있는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려고 마음먹었다”며 “팀 동료들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2차전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창원/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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