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김동우
시즌 뒤 군입대…챔프전 맹활약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선수들은 챔피언 등극에 누구보다 목이 마르다.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서울 삼성에게 쓴잔을 마셨기 때문. 그래서 올해는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하고도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다. 특히 팀의 ‘리딩가드’ 양동근(26·왼쪽)은 지난 시즌을 끝내고 절치부심했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군에 가려는 ‘장신 슈터’ 김동우(27·오른쪽)를 말렸다. “내년에 반드시 우승하고 같이 군대 가자고 했어요.”
두 선수는 9일 열린 현대 모비스 2006~2007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대구 오리온스를 상대로 똑같이 24점을 쏟아붓고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김동우는 3쿼터에서 3점슛 연속 3개를 꽂아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양동근도 7튄공잡기와 7도움주기를 보탰다.
김동우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양동근은 상무에 지원해 4월 중순 입대 테스트를 통과하면 바로 군인이 된다. 군 입대를 앞둔 두 선수는 우승에 대한 집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유는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유재학 감독의 ‘한’을 풀어주겠다는 것. 유 감독은 프로농구 원년부터 선수들을 지도하며 ‘명장’ 소리를 듣고 있지만 챔피언 감독의 영예는 한번도 누리지 못했다. 양동근은 “동우 형과 함께 꼭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승하고 군대가자’는 두 선수의 꿈이 조금씩 영글어가고 있다.
울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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