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역시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이형택(31·삼성증권)은 19일(한국시각)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모나코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시리즈(총상금 208만달러) 3회전에서 2번 시드의 세계 1위 로거 페더러(26·스위스)와 맞서 선전했지만 0-2(4:6/3:6)로 졌다. 이형택과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 1회전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쳤으며, 당시에도 이형택이 0-3으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가 두번째 맞대결이었다.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지만 이형택은 경기 초반 페더러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게임 스코어 4-5가 된 1세트에서 이형택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이던 열 번째 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며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 첫 게임에서는 트리플 브레이크 포인트를 남겨두고, 페더러의 노련한 플레이에 휘말리면서 내리 점수를 내줘 뒤집기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형택은 결국 2세트도 3-6으로 무릎을 꿇으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황제’의 벽에 막혀 8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이형택은 이번 대회에서 상금 2만6천달러를 보태면서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순위에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고인 40위권 초반을 예약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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