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양동근(왼쪽)이 21일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부산 KTF 조성민의 수비를 뚫고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모비스 92-87 승. 울산/연합뉴스
챔프2차전 32득점 개인 최다타이
정규리그 이어 최우수선수상 유력
정규리그 이어 최우수선수상 유력
양동근(26·울산 모비스)은 억세게 운이 없는 사나이다. 프로 3년차인 그는 신인왕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연패를 이룬 현역 최고 프로농구 스타. 농구가 한창 인기가 있었다면 그는 아마 연예인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을 것이다. 지난달 27일 역대 두번째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을 두해 연속 받았을 때도 그는 불운했다. 하필 그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 유치와 수영 박태환의 동메달 획득으로 언론의 주목을 덜 받았다.
그는 다음달 6일 동갑내기 김정미씨와 결혼한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에 빠질 틈도 없이 같은달 14일 군에 입대한다. 선배들처럼 때를 잘 만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면 이런 생이별은 없었을텐 데하는 아쉬움이 들만하다. 팀에 남았으면 연봉도 많이 올랐을 것이다.
양동근은 그래도 언제나 싱글벙글이다. 21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부산 KTF에게 92-87 역전승을 이끈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개인 최다타이인 32득점에 11도움주기를 올린 그는 “감독님이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자유투 한개가 빗나가 최다득점 기록을 놓쳤다”며 농담을 건넸다. 그는 “챔프전 들어 많이 긴장된다”면서도 이날 크리스 윌리엄스와 2대2 플레이, 빠른 발을 활용한 골밑 돌파 등으로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팀의 챔프전 2연승을 이끈 양동근은 1997시즌 강동희(당시 기아)와 1999~2000시즌 서장훈(당시 SK)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정규리그-챔프전 동시 최우수선수상 수상도 유력하다.
한편 2연승을 올린 모비스는 지난해 챔프전에서 서울 삼성에게 당한 4연패를 KTF에게 되갚을 태세다. 반면 KTF는 10년 전 현대가 모비스 전신 기아를 상대로 2연패 뒤 역전우승을 일군 역사를 반복시키겠다는 각오다. 3차전은 장소를 KTF 홈코트 부산 사직체육관으로 옮겨 23일 오후 6시(?5CSBS-TV 생중계)부터 열린다.
울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챔피언결정 2차전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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