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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마라톤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 5대 마라톤으로 불리는 런던마라톤에서 이상기온 탓에 수천명이 응급처치를 받는 소동 속에 1명이 끝내 숨졌다.
영국 공영 는 23일(한국시각) 인터넷판에서 22일 런던 시내 일원에서 열린 런던마라톤에서 22살 난 마라토너가 완주 뒤 이튿날 오전 숨졌다고 보도했다. 대회조직위는 당일 한낮 기온은 27년 대회 사상 가장 높은 섭씨 21도(1996년과 같은 온도)을 기록했으며, 오후엔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때문에 3만6391명이 참가했지만 717명은 도중하차했으며, 5032명이 응급조처를 받는가 하면 73명은 병원으로 후송될 정도였다.
이런 더운 날씨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시간5분56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30㎞ 지점에서 경기를 포기하는 등 올림픽 우승자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 이 대회 코스기록 및 전 세계기록 보유자 할리드 하누치(미국)도 희생자들이었다. 마르틴 렐(케냐)이 2시간7분41초로 우승해 케냐가 마라톤 강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여자부에선 춘시우 저우(중국)가 2시간20분38초로 우승해 올 시즌 여자부 세계 최고(베스트)기록을 세웠다.
한편, 이 대회는 2개의 기네스 세계기록도 냈다. 35살 앵거스 맥페이든(영국)은 목발을 짚고 한다리로 풀코스를 7시간17분에 완주했고, 17명의 남자 마라토너들은 줄무늬의 죄수복을 입고, 허리를 쇠사슬로 엮은 채 5시간27분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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