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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농구 시즌 끝, 인생 시즌 시작

등록 2007-05-01 18:49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송영진(29·KTF)은 운동복과 슬리퍼 차림이었다. 그 여자를 처음 만나기로 한 날, 하필 운동이 늦게 끝나 약속시간에 늦었다. 옷을 갈아입을 여유도 없었다. 어색한 저녁자리가 이어졌다. 세살 연하의 큐레이터라고 했다. 그는 어느새 그 여자에게 ‘꽂혔다.’ 그는 “첫 인상이 사진처럼 착해보였다”며 웃었다.

송영진이 그 여자를 알게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어느날 선배의 ‘미니홈피’를 방문했다. 낯선 이름이 남긴 글을 클릭했다. ‘김아름’. 이름도 예뻤다. 그 여잔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에게 살갑게 다가왔다. 예비 시부모도 흡족해 했다. 주위에선 ‘혹시 딸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했다. 송영진은 “힘들 때 언제나 내 편이 돼줬다”며 고마워 했다. 그는 2년 전 그렇게 만난 김아름(26)씨와 12일 화촉을 밝힌다.

프로농구 ‘4월의 축제’(플레이오프)가 끝났다. 챔피언 결정전이 7차전까지 가는 바람에 농구팬들은 5월의 첫날까지도 농구를 즐겼다. 그런데 5월에는 또다른 축제가 시작된다. 스타들의 결혼식이다.

조상현(31·LG)은 대학(연세대 체육교육과) 동기 손현수(32)씨와 3일 웨딩마치를 울린다. 손씨는 1학년 때부터 쌍둥이 동생 동현(31·KTF)과 ‘평생배필’인 그를 구분했다. 동현과도 친구지만, 이제는 형수와 시동생 사이가 됐다.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으면서도 꼭 경기장에 나와 응원했다. 조상현은 “10년 넘게 만나면서 고비도 많았다. 우승하고 멋지게 프로포즈하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한양대 체육학과를 나온 양동근(26·모비스)도 캠퍼스 커플로 유명했다. 그와 예비신부 김정미(26)씨는 ‘심하게’ 닮았다. 어디를 가도 “남매같다”는 말을 듣는다. 김씨는 최근 유난히 많은 눈물을 흘렸다. 양동근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시상식장에서 울었고, 격전을 치른 챔피언 결정전에서 남모를 가슴앓이를 하며 또 눈시울을 적셨다. 그런데 김씨의 눈가에 눈물이 마르지 않게 생겼다. 오는 6일 백년가약을 맺은 뒤 양동근이 14일 군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전자랜드 ‘육각수 슈터’ 조우현(31)도 12일 유치원을 운영하는 정지예(29)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들은 힘든 선수생활 짬짬이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을 키웠다. 코트에서 펼친 명승부보다 더 멋지고 눈부신 5월의 신랑들이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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