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정대영(26)은 27일 ‘5월의 신부’가 된다.
여자배구 정대영, GS칼텍스와 계약
면사포 쓰고… 팀도 옮기고…
여자배구 정대영(26) 미니홈피를 찾아가면 사랑내음이 물씬 풍긴다. 홈피 첫 문구는 ‘저희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처음 화면을 장식하는 것은 미리 촬영한 웨딩사진. 정대영은 27일 ‘5월의 신부’가 된다. 신랑은 충북 제천 두학초등학교 직원으로 근무중인 김경철(30)씨. 김씨 또한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배구선수 예비 아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
결혼 전 걸림돌은 모두 해결했다. 정대영은 15일 GS칼텍스와 계약을 마쳤다. 올해 첫 도입된 자유계약(FA) 시장의 최대어인 그를 붙잡기 위해 GS칼텍스 뿐 아니라 원소속팀인 현대건설과 흥국생명·KT&G 등이 치열한 영입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정대영은 예비신랑 김씨와 상의 끝에 ‘팀과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GS칼텍스 로 이적을 결심했다. 이로써 정대영은 1999년부터 8년 동안 몸담아온 현대건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게 됐다.
한병석 GS칼텍스 사무국장은 “지난 시즌 센터가 취약해 외국인 선수로 안드레이아를 뽑았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국가대표 센터인 정대영을 영입해 외국인 선수를 라이트나 레프트로 뽑을 수 있게 돼 전력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영입배경을 설명했다.
GS칼텍스는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2006~2007시즌까지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바닥권을 맴돌았다. 지난 시즌에는 안방경기 전패(10연패)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GS칼텍스가 정대영 영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던 이유다. 정대영은 2005년 득점·가로막기·수비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며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외국인선수가 처음 선을 보인 2006~2007시즌에도 속공 1위·가로막기 2위·후위공격 2위·득점 3위에 오르며 기량을 뽐낸 바 있다. 3년 계약을 한 정대영의 구체적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억원을 조금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배구선수로는 처음 연봉 1억원 시대를 연 셈이다. 정대영의 지난 시즌 연봉은 6500만원. 정대영과 함께 현대건설에서 한솥밥을 먹던 세터 이숙자(27)도 이날 함께 GS칼텍스로 옮겼다. 정대영은 “처음 혼자 팀을 옮길 생각을 했을 때는 조금 불안했는데, 유스대표팀부터 10년 넘게 손발을 맞춰온 숙자언니가 같이 가니 팀에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가 이달 말 결혼하면 현역선수로는 유일하게 기혼선수가 되는 터. 정대영은 “어차피 오빠 직장이 제천이라 주말부부가 돼야 하기 때문에 결혼 전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며 “계약 때문에 신혼집을 못 구하고 있었는데 팀 숙소(용인) 근처에 신혼집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세 계획에 대해 “2~3년 후에 가질 것”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정대영은 보라카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6월10일 팀에 합류한다.
한편 정대영·이숙자를 동시영입한 GS칼텍스는 ‘해당 선수 연봉의 200% 및 보호선수(4명) 외 1명’ 또는 ‘연봉의 300%’ 중 하나를 둘의 전 소속팀 현대건설에 보상해야 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정대영
△1981년 8월12일생
△1m83, 73㎏
△청주 양백여상 졸업
△현대배구단 입단(1999) 국가대표 센터(2004·2006)
△프로배구 백어택상(2006) 프로배구 최우수선수(2005)
△1981년 8월12일생
△1m83, 73㎏
△청주 양백여상 졸업
△현대배구단 입단(1999) 국가대표 센터(2004·2006)
△프로배구 백어택상(2006) 프로배구 최우수선수(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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