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 노비츠키가 16일(한국시각) 유럽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의 옆에 ‘모리스 포도로프컵’ 그림자가 이채롭다. 댈러스/AP 연합
NBA ‘토종 독일인’ 노비츠키
사상 첫 유럽출신 최우수선수
역대 5명뿐인 ‘180클럽’ 가입 “엄청난 선수와 상대해야 한다. 바로 노비츠키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커크 하인리히) “노비츠키는 지구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선수 중 하나다. 아마도 지구 베스트5에 들지 않을까?”(쉐인 베티에) 미국을 떨게 한 ‘독일 병정’이 있다. 더크 노비츠키(29·댈러스 매버릭스). 미국 선수들은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 독일과 8강전을 앞두고 노비츠키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냈다. 미국프로농구(NBA) ‘별중의 별’ 섀킬 오닐(35·마이애미 히트)조차 “아들에게 노비츠키를 닮으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노비츠키. 도대체 그가 누구길래 농구 종주국 미국마저 그를 찬양하는가. 키 2m16. 오닐보다 2㎝ 작다. 그런데도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다. 3점슛을 쏘고, 한번의 드리블로 수비를 따돌린 뒤 중거리슛을 날린다. 틈만 보이면 골밑 돌파도 마다하지 않는다. 농구 격언 그대로다. “열리면 쏘고 막히면 뚫는다.” 그는 지난 3일 고개를 떨궜다. 67승으로 정규리그 최고승률을 올리고도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2승4패로 탈락한 것이다. 그는 6차전 경기가 끝난 뒤 멍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팀 가드 배런 데이비스가 포옹하며 위로했지만 소용없었다. 전날 5차전에서 종료 직전 3점슛 2방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하지만 2주만에 기적이 일어났다. 16일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이 발표한 2006~2007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것이다. 유럽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 그리고 61년 미국프로농구 역사에서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오지 않은 첫 순수 외국인 MVP. 하킴 올라주원(나이지리아), 팀 던컨(아일랜드)과 스티브 내쉬(캐나다)는 외국인이지만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살았다. 게다가 그는 놀랍게도 백인이다. 노비츠키는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난 토종 독일인이다. 독일에서 학교를 다녔고, 분데스리가 DJK 부르츠버그에서 활약하다 19살 때 군에 입대했다. 그때 독일을 방문한 미국프로농구 올스타와 경기에서 찰스 바클리를 앞에 두고 당돌하게 덩크를 꽂았다. 그는 이듬해 홀홀단신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그러나 미국인들 반응은 냉담했다. 드래프트 전체 9순위로 밀워키의 지명을 받았지만 곧바로 댈러스로 트레이드됐다. 미국인들은 ‘공격은 좋지만 수비가 허술한 유럽인’ ‘슛만 좋은 엉성한 선수’라고 놀려댔다. 최근에도 피닉스 선즈 팬들은 경기장에서 시위하듯 그의 이름(Dirk)에 빨간줄을 그은 피켓을 흔들었다. 올해도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탈락하자 큰 경기에 약한 ‘새가슴’이라는 별명은 여전히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인의 편견과 시기를 실력으로 제압했다. 그는 올해 최고의 슈터를 가늠하는 ‘180클럽’(야투 50.2%+3점슛 41.6%+자유투 90.4%)에 가입했다. 역대 18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래리 버드와 레지 밀러, 스티브 내쉬 등 5명 뿐이다. 흑인이 지배하는 미국프로농구 코트에 ‘저머니’(게르만의 미국식 발음) 노비츠키의 존재는 분명 특별해 보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역대 5명뿐인 ‘180클럽’ 가입 “엄청난 선수와 상대해야 한다. 바로 노비츠키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커크 하인리히) “노비츠키는 지구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선수 중 하나다. 아마도 지구 베스트5에 들지 않을까?”(쉐인 베티에) 미국을 떨게 한 ‘독일 병정’이 있다. 더크 노비츠키(29·댈러스 매버릭스). 미국 선수들은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 독일과 8강전을 앞두고 노비츠키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냈다. 미국프로농구(NBA) ‘별중의 별’ 섀킬 오닐(35·마이애미 히트)조차 “아들에게 노비츠키를 닮으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노비츠키. 도대체 그가 누구길래 농구 종주국 미국마저 그를 찬양하는가. 키 2m16. 오닐보다 2㎝ 작다. 그런데도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다. 3점슛을 쏘고, 한번의 드리블로 수비를 따돌린 뒤 중거리슛을 날린다. 틈만 보이면 골밑 돌파도 마다하지 않는다. 농구 격언 그대로다. “열리면 쏘고 막히면 뚫는다.” 그는 지난 3일 고개를 떨궜다. 67승으로 정규리그 최고승률을 올리고도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2승4패로 탈락한 것이다. 그는 6차전 경기가 끝난 뒤 멍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팀 가드 배런 데이비스가 포옹하며 위로했지만 소용없었다. 전날 5차전에서 종료 직전 3점슛 2방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하지만 2주만에 기적이 일어났다. 16일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이 발표한 2006~2007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것이다. 유럽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 그리고 61년 미국프로농구 역사에서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오지 않은 첫 순수 외국인 MVP. 하킴 올라주원(나이지리아), 팀 던컨(아일랜드)과 스티브 내쉬(캐나다)는 외국인이지만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살았다. 게다가 그는 놀랍게도 백인이다. 노비츠키는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난 토종 독일인이다. 독일에서 학교를 다녔고, 분데스리가 DJK 부르츠버그에서 활약하다 19살 때 군에 입대했다. 그때 독일을 방문한 미국프로농구 올스타와 경기에서 찰스 바클리를 앞에 두고 당돌하게 덩크를 꽂았다. 그는 이듬해 홀홀단신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그러나 미국인들 반응은 냉담했다. 드래프트 전체 9순위로 밀워키의 지명을 받았지만 곧바로 댈러스로 트레이드됐다. 미국인들은 ‘공격은 좋지만 수비가 허술한 유럽인’ ‘슛만 좋은 엉성한 선수’라고 놀려댔다. 최근에도 피닉스 선즈 팬들은 경기장에서 시위하듯 그의 이름(Dirk)에 빨간줄을 그은 피켓을 흔들었다. 올해도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탈락하자 큰 경기에 약한 ‘새가슴’이라는 별명은 여전히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인의 편견과 시기를 실력으로 제압했다. 그는 올해 최고의 슈터를 가늠하는 ‘180클럽’(야투 50.2%+3점슛 41.6%+자유투 90.4%)에 가입했다. 역대 18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래리 버드와 레지 밀러, 스티브 내쉬 등 5명 뿐이다. 흑인이 지배하는 미국프로농구 코트에 ‘저머니’(게르만의 미국식 발음) 노비츠키의 존재는 분명 특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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