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식(32)
삼성화재 ‘재계약 불가’ 통보에 “어디로 가든 선수생활 더 할 것”
공격수 치고는 키가 그리 크지 않았다. 1m88. 그래도 탄력만큼은 최고였다. 후위에서 떠서 상대팀 코트로 내리꽂는 스파이크가 일품이었다. 그의 별명은 그래서 ‘갈색폭격기’. 더이상 그의 모습을 배구코트에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겠다. 소속팀 삼성화재가 최근 오는 6월말로 3년 계약기간이 끝나는 그에게 ‘재계약 불가’ 의사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색폭격기는 더 날고 싶단다.
신진식(32)은 25일 전화통화에서 “운동을 더 하기로 마음먹었다. 삼성화재가 계약을 안한다고 하면 어디든 받아주는 곳에서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날 1996년 삼성화재 입단 이후 10년 넘게 은사로 모셨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찾아 이같은 자신의 뜻을 전했다. 그는 “삼성화재에서 은퇴할 줄 알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신진식은 지난해 은퇴한 김세진(현 개인사업)과 좌우쌍포를 이루며 삼성화재 중흥기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도하아시아경기대회때는 공격과 함께 발군의 수비실력을 선보이며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방인엽 삼성화재 사무국장은 “일단 구단은 신진식과 재계약하지 않을 방침을 정했다. 본인이 더 뛰고 싶고 다른 구단의 영입의사가 있으면 이적동의서를 써주고 그를 자유롭게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신진식과 함께 센터 김상우, 세터 방지섭과도 재계약하지 않을 계획이다.
신치용 감독은 “본인은 1년 정도 더 뛰고 싶어하지만, 고참급 선수가 많은 우리팀은 현재 세대교체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도 “진식이가 은퇴의사가 없음을 밝혔기 때문에 다음주 쯤 구단과 만나 다시 상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차피 계약할지 안할지는 6월말까지 결정하면 된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