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이 7일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 중국전에서 마쩡위(중국)의 수비를 피해 골밑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인천/연합
주전 빠진 중국 잡고 올림픽행 바싹
맏언니 정선민·박정은 활약…도하 수모 갚아
맏언니 정선민·박정은 활약…도하 수모 갚아
유수종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은 ‘1.5군’이라 말했지만, 중국은 2군에 더 가까웠다. 쑨 펑유 중국 감독은 “12명 선수 중 베이징올림픽에 나갈 선수는 1명 정도”라고 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개최국 중국은 이미 자동출전권을 얻은 상태라 정예멤버를 보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을 누를 이유가 분명했다. 지난해 12월 도하아시아대회 4강전에서 중국에 53-77 대패를 당해 ‘노메달’로 돌아온 수모를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2군이라지만 중국 선수는 컸고, 물렁물렁한 팀도 아니었다.
2쿼터까지 46-36으로 앞섰던 한국은 4쿼터 막판 3점슛 2방을 얻어맞으며 종료 37초를 남기고 80-80 동점을 내줬다. 이때 변연하(삼성생명)의 가로채기가 나왔고, 공을 받은 정선민(신한은행)의 보너스 원샷을 얻는 자유투가 터져 83-80을 만들었다. 중국이 던진 3점슛이 림을 맞고 나온 공을 박정은(삼성생명)이 잡아내자 종료 버저가 울렸다.
박정은은 “봤어요? 점프 조금 밖에 안 뛰었는데. 순간 팔이 길어졌나봐요”라며 생글생글 웃었다.
한국은 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중국과의 1부 풀리그 최종전에서 정선민(27점·10튄공·5도움) 박정은(14점) 변연하(22점)의 활약으로 83-80으로 이겼다.
‘도하 참패’ 당시 없었던 맏언니 정선민과 박정은이 후배들 응어리를 풀어준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5전 전승 조 1위로 9일 오후 4시 준결승에 올랐다. 올림픽 티켓은 이 대회 우승팀에만 주어진다.
유 감독은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수비변화를 주지 못해 막판에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고 했다. 반면 중국 감독은 박빙 승부도 만족한 듯 “생각보다 잘했다”고 말했다.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인 정선민은 도하 참패를 떠올리며 “한국 농구와 후배들을 위해서도 꼭 우승할 생각”이라고 했다. 박정은도 “도하에서 지고 온 뒤 어린 선수들이 너무 상처를 받았고 기가 죽었더라. 후배들도 경기를 뛰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후배들을 토닥였다.
인천/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7일 전적
인천/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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