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용 자동차 16대가 ‘부앙~’ 터질 듯 굉음을 내며 아스팔트 위를 질주한다. 순식간에 곡선주로로 접어든 자동차들은 일제히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코너를 벗어난다. 감속하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은 채, 클러치를 빠르게 밟았다 놓는 방법(클러치 킥) 등을 쓰면서…. 이 때 심판들은 누가 얼마나 멋있게 코너링을 했는지를 눈여겨보고 점수를 매긴다. 그리고 순위가 결정된다. 드리프트(Drift)라는 자동차경주 종목이다. 누가 빨리 들어왔는지를 가리는 다른 종목과 달리, 코너링 때의 미학을 평가한다고 해서 이를 테면 ‘아스팔트 위의 피겨스케이팅’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가면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다. 2007 한국 DDGT 시리즈 3전(MK 주최, 한국타이어·GS칼텍스 후원). 지난해 시작된 종합자동차경주대회로,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는 드리프트를 비롯해 단거리(0~300m) 왕자를 가리는 드래그 레이스 등이 펼쳐진다. 특히 드리프트 최강국 일본 선수 12명과 아직 초창기인 국내 선수 12명이 우정의 대결을 펼친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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