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청 휠체어테니스팀의 오상호 홍영숙 안국성(앞줄 왼쪽부터)이 정정림 감독(오른쪽 두번째)과 함께 대구 유니버시아드 테니스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테니스 코리아〉 제공
‘세계 유일’ 달성군청 휠체어테니스팀
대구 달성군청 휠체어테니스팀은 최근 새 ‘신발’을 장만했다. 군청이 대당 600만원 이상이 나가는 티타늄 소재의 가볍고 튼튼한 휠체어로 바꿔준 것. 주장 노릇을 하는 홍영숙(39)은 “휠체어테니스는 장비싸움이다. 무게·전진속도 등이 중요한데, 새 신발은 정말 좋다”고 했다.
이 팀은 지난해 6월 청주시청 장애인사격팀, 강원도청 아이스슬레지하키팀에 이어 국내 3번째로 생긴 장애인 실업팀. 23일이면 창단 1주년을 맞는다. 팀 창단에는 정정림 감독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2003년 말부터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하다가 2005년 자신의 출생지인 달성군청을 찾아가 무조건 매달렸다. “테니스 선수시절에 메달을 많이 따 우리 지역을 널리 알렸으니 이젠 군에서 도와달라!” 그의 1년여 걸친 설득 끝에 팀은 창단됐다.
“실업팀이 창단되기 전에는 전세금을 빼고 차도 팔고 해서 선수들을 지도했어요. 지금은 경비도 나오고 월급도 나오니까 상황이 훨씬 나아졌죠.” 정 감독은 웃었지만, 달성군청에서 배정한 1년 출전경비가 거의 바닥이 나서 7월 이후에는 다시 사비를 털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래도 괜찮아요. 지금까지 얼마나 도움이 많이 됐는데요.”
정정림 감독 지극정성
운동 매진한지 1년째
“세계7위 실력자도 있어” 현재 소속 선수는 홍영숙을 포함해 오상호 안국성 등 3명. 훈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대구 유니버시아드 테니스장에서 일요일을 빼고 계속된다. 훈련방식은 비장애인 선수들과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기본이고, 이미지 트레이닝에 음식조절까지 한다. “지난 겨울훈련 때는 매일 코트를 100바퀴 돌았어요. 정말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했죠. 개인적으로는 절대 못할 짓이예요.”(오상호) 이들은 지금 세계를 경쟁자로 싸우고 있다. 세계 7위 홍영숙은 이달 초 프랑스오픈이 열렸던 롤랑가로스 코트에서 세계 8위까지 참가하는 마스터스 시리즈를 경험했다. 대회 전 로거 페더러(스위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등과 만찬을 즐기기도 했다. “이전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세계 상위권 선수들과 겨룰 수가 없어 포기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을 만난 뒤 실력이 늘었고, 팀이 생기니까 안정된 마음으로 마스터스 시리즈 참가도 가능하게 됐어요.” 홍영숙은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2006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상호(27) 또한 2002년 말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해 4년 만에 눈부신 발전을 했다. 5월 말 열린 대구오픈에서는 한번도 꺾은 적이 없는 국가대표 동료 이하걸을 풀세트 접전 끝에 눌렀다. 오상호는 내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감독은 “내년에는 홍영숙에게 메달을 기대해 보고, 오상호는 2012년 대회 메달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전세계적으로 휠체어테니스 실업팀이 있는 곳은 한국 뿐. 다른 나라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스폰을 받고 개인코치를 따로 둔다. 오상호는 “대회가 있을 때 군수께서 직접 와 격려도 해주신다. 부담도 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그들은 휠체어를 신발삼아 세계로 훌쩍 뛰어오르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운동 매진한지 1년째
“세계7위 실력자도 있어” 현재 소속 선수는 홍영숙을 포함해 오상호 안국성 등 3명. 훈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대구 유니버시아드 테니스장에서 일요일을 빼고 계속된다. 훈련방식은 비장애인 선수들과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기본이고, 이미지 트레이닝에 음식조절까지 한다. “지난 겨울훈련 때는 매일 코트를 100바퀴 돌았어요. 정말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했죠. 개인적으로는 절대 못할 짓이예요.”(오상호) 이들은 지금 세계를 경쟁자로 싸우고 있다. 세계 7위 홍영숙은 이달 초 프랑스오픈이 열렸던 롤랑가로스 코트에서 세계 8위까지 참가하는 마스터스 시리즈를 경험했다. 대회 전 로거 페더러(스위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등과 만찬을 즐기기도 했다. “이전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세계 상위권 선수들과 겨룰 수가 없어 포기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을 만난 뒤 실력이 늘었고, 팀이 생기니까 안정된 마음으로 마스터스 시리즈 참가도 가능하게 됐어요.” 홍영숙은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2006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상호(27) 또한 2002년 말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해 4년 만에 눈부신 발전을 했다. 5월 말 열린 대구오픈에서는 한번도 꺾은 적이 없는 국가대표 동료 이하걸을 풀세트 접전 끝에 눌렀다. 오상호는 내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감독은 “내년에는 홍영숙에게 메달을 기대해 보고, 오상호는 2012년 대회 메달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전세계적으로 휠체어테니스 실업팀이 있는 곳은 한국 뿐. 다른 나라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스폰을 받고 개인코치를 따로 둔다. 오상호는 “대회가 있을 때 군수께서 직접 와 격려도 해주신다. 부담도 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그들은 휠체어를 신발삼아 세계로 훌쩍 뛰어오르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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