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기술의 달인’ 이기수(39) 전 한라장사를 번쩍 들어 올렸다가 호미걸이, 이어 배지기를 하더니 마지막 밀어치기로 모래판에 눕혔다.
이만기(44·인제대 사회체육학 교수) 전 천하장사의 기술은 여전히 화려했다. 오랜만에 ‘천하장사 만만세~’ 노래가 흥겹게 나왔고, 이만기 장사는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듯 모래판을 나오며 안경부터 썼다.
이만기 장사가 19일 경산 자인면 계정숲 씨름장에서 열린 단오제 기념 올드스타 씨름대결에서 이기수 장사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그는 8강전에서 천하장사 출신 임용제(41)를 2-1로 눌렀고, 4강에선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아 ‘오뚝이’란 별명을 가졌던 손상주(46) 전 금강·한라장사를 2-0으로 제압했다.
8강에선 ‘털보’ 이승삼 전 천하장사가 ‘람바다 춤’으로 사랑을 받았던 몸무게 160㎏의 박광덕을 자신의 주특기 뒤집기로 넘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 박수를 받았다.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50), ‘인간 기중기’ 이봉걸(50) 전 천하장사가 올드 스타들의 감독으로 나섰다. 한동안 무릎이 아파 고생했던 이봉걸 장사는 현재 대전지체장애인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만기 장사는 “씨름이 어려운 상황에서 민속씨름 1세대들이 씨름 활성화를 위해 이런 대결을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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