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경기 고양 꽃전시관에서 열린 ‘2007 코리아컵 왕중왕 역도대회’ 75kg 이상급에 출전한 고양시청 장미란이 용상 173kg에 도전해 성공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115kg 장미란, 코리안컵 왕중왕 역도서 가뿐히 우승
“살빠져 큰일” 농담…라이벌 무솽솽은 19kg 더 나가
“살빠져 큰일” 농담…라이벌 무솽솽은 19kg 더 나가
한국 역도 유일의 억대 연봉 선수, 장미란(24·고양시청)이 소속팀을 옮긴 뒤 첫 무대에 섰다. 2007년 코리아컵 왕중왕 역도대회가 열린 26일 경기도 고양시 꽃전시관. 역도를 모르는 사람들도, 인상과 용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들도 ‘장미란’ 이름 석자에 이끌려 경기장을 찾았다.
국내 무대에서 장미란의 적수는 그 자신이었다. 올해 2월 계약금 1억7천만원, 3년간 연봉 1억원에 고양시청으로 소속을 옮긴 장미란은 일방적 응원 속에서 인상 135㎏, 용상 173㎏ 합계 308㎏을 들어올려 이 대회 여자 일반부 최중량급(75kg)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38㎏+180㎏=318㎏)엔 못 미쳤다. “저보다 잘한 선수들도 많은데…, 부끄럽네요.” 하필 자신이 속한 고양시에서 열렸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듯, 그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도하아시아대회 은메달 이후 소속팀을 옮기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훈련량이 줄어든 것도 요인이다. 1차 목표인 9월 2007 세계역도선수권까지 남은 기간 동안 해야할 일이 많다.
장미란은 “생각보다 체중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며 “오늘도 (경기 하느라) 얼마나 빠졌는지 몰라요”라고 웃었다. 이번 대회에 등록된 장미란의 체중은 114.95㎏. 도하에서 금메달을 땄던 라이벌 무솽솽(중국)은 당시 장미란보다 19㎏이 더 나갔다.
다행히 소속팀과 태릉선수촌에서 체계적인 관리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체육과학연구원으로부터 마인드컨트롤과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해 조언을 받고 있다. 최종 목표인 2008 베이징올림픽까진 아직 시간이 많다.
장미란은 “바벨 중량에 적응하는 게 우선 목표”라며 “그 무게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선수들 상승세가 무섭지만 역도는 언제나 자신과의 싸움. “상대가 두렵다면 끝나는 거죠. 짜여진 계획대로 하는 겁니다. 상대는 상대대로, 나는 나대로.”
고양/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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