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덴마크 진출1호 허영숙 선수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덴마크 진출1호 허영숙 선수
“덴마크에선 한국 사람을 좋아해요.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결승전 명승부 덕분이죠.”
여자핸드볼 덴마크 진출 1호 허영숙(32·콜딩·왼쪽) 선수가 동갑내기 남편 박병준(오른쪽)씨와 함께 한국에 왔다. 2005년 12월, 러시아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덴마크로 스카우트된 뒤 1년6개월 만이다. 지난 23일, 자신은 4주, 남편은 3주간 휴가를 받자마자 한국에 온 그는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유치기념 국제실업핸드볼대회가 열린 도원체육관부터 찾아 후배들을 격려했다.
허영숙은 덴마크에서 실력과 성실함으로 인정받았다. 하루 2시간씩 팀 훈련을 한 뒤 개인훈련으로 2시간을 더 채웠다. 또 덴마크 국가대표가 1명에 불과한 약체팀을 지난 시즌 12개 팀 중 중위권(8위)에 올려놓았다. 덕분에 아직 계약기간이 1년이나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덴마크 핸드볼은 경기장 분위기부터 다르다”고 전했다. 2천~3천명 규모의 경기장이 꽉 차고 선수들도 흥겹게 경기에 임한다는 것이다.
허영숙 이후 최근 한국선수 3명이 추가로 덴마크에 진출했다. 지난 4월 허순영과 최임정이 오르후스에 진출했고 강지혜는 허영숙과 같은 팀 콜딩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 허영숙의 집은 ‘한식당’이다. 육상 장대높이뛰기 국가대표를 지낸 남편 박씨와 함께 덴마크로 떠난 그는 된장·고추장·고추가루 등을 한국에서 가져와 맛있는 한국음식을 만든다. 박씨는 아직 의사소통이 안돼 납품업체에서 짐을 옮기는 일을 하고 있지만 체육교사를 꿈꾸고 있다.
허영숙은 “덴마크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빠르고 개인기도 좋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며 “기회가 되면 덴마크에 살면서 한국 선수들의 덴마크 진출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인천/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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