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펴낸 홍보물 표지 사진. 힘차게 도약하는 스포츠 및 인류의 미래 등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정상들 총출동…러시아 1천명 파견 등 물량공세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5일 판가름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평창, 소치, 잘츠부르크 세 후보도시의 국가 정상들까지 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2~4일)가 열리는 과테말라를 방문해 ‘스포츠 정상외교’를 벌인다. 특히 후보도시 국가 정상이 모두 개최지 유치전에 뛰어든 것은 스포츠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후보도시 국가의 정상 가운데 알프레트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가 1일(현지시각) 과테말라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원집정부제인 오스트리아는 애초 하인츠 피셔 대통령을 총회에 참석시키려고 했으나, 격을 높여 구젠바워 총리를 파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애초 일정보다 하루 앞당겨 2일 입국한다. 특히 러시아는 1천명 이상의 유치단을 전세기 9대에 태워 보내는 등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 총회장인 웨스틴카미노호텔 인근에 본국에서 수송해 온 아이스링크를 설치해 남자피겨스케이팅 전 세계챔피언인 예브게니 플루첸코 등이 등장하는 대규모 아이스쇼를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 유치단은 ‘테니스 요정’ 마리야 샤라포바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대거 동원하는가 하면, 대형 식당에서 7~8시간짜리 쇼를 펼치며 아이오시 위원들 이목을 끌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치는 또 할리우드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감수까지 받으며 프레젠테이션 영상물을 준비했다. 지난해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분위기가 침체된 잘츠부르크는 유럽 아이오시 위원들을 상대로 읍소작전을 벌이고 있다. 4년 전 16표에 그쳐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잘츠부르크는 최소한 고정표를 확보해 막판 역전극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치와 잘츠부르크의 막판 공세와 달리 평창은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기존 텃밭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한승수 유치위원장은 “평창은 깜짝 공약을 하는 대신 그동안 인연을 맺어온 아이오시 위원들을 대상으로 차분하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2일 현지에 도착해 막판 유치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총회 전까지 유치대표단과 아이오시 위원들의 접촉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유치 후보도시들은 자국 아이오시 위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접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총회 기간엔 위원들이 머무는 호텔 안에서 누구든 개별 접촉을 할 수 있다. 세 나라 정상들도 합법적으로 위원들과 만날 수 있다.
오스트리아 구젠바워 총리는 1일 과테말라에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아이오시 위원 111명 중 유럽 위원은 49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과테말라에 머무는 동안 대국의 위세를 최대한 동원할 생각이다. 하지만 회의장 주변에서는 정상들의 ‘올인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순수해야 할 스포츠 행사가 정치화한 지 오래됐지만, 국내 정치 등을 고려한 정상들의 유치전 참여가 스포츠의 정치 목적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얘기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시애틀/신승근 기자 cano@hani.co.kr
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관계자들이 30일(현지시각) 총회장인 과테말라시티 웨스틴카미노호텔에서 막바지 행사장 점검을 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연합뉴스
3_1
소치 겨울올림픽유치위원회가 볼쇼이 아이스쇼를 공연하려고 과테말라시티 웨스틴카미노호텔 주변에 준비 중인 소규모 아이스링크. 과테말라시티/연합뉴스
오스트리아 구젠바워 총리는 1일 과테말라에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아이오시 위원 111명 중 유럽 위원은 49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과테말라에 머무는 동안 대국의 위세를 최대한 동원할 생각이다. 하지만 회의장 주변에서는 정상들의 ‘올인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순수해야 할 스포츠 행사가 정치화한 지 오래됐지만, 국내 정치 등을 고려한 정상들의 유치전 참여가 스포츠의 정치 목적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얘기다. 과테말라시티/김동훈 기자, 시애틀/신승근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